▲ 소비자의 선택으로 완성되는 'DIY 선물세트'가 인기다 |
대전지역 중소형 마트들이 차별화된 추석 선물세트로 대형 유통업체에 맞서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선물세트를 만드는 재미를 느끼게 하거나 선물의 특징에 맞게 재미 있는 이름을 붙이는 등 독특한 판촉으로 추석 대목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일 동구 용전동의 한 마트는 선물세트의 낱개상품을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게 했다.
매대 전면에 ‘마음대로 골라 담아 만드는 DIY 추석선물세트’라는 문구와 함께 세안·욕실용품서부터 통조림 가공식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진열했다.
필요한 물건을 담아 매장에서 제작한 빈 박스에 차곡차곡 배치하면 하나의 선물세트를 완성할 수 있다. 비교적 가격이 싼 일상용품 위주의 구성이라 박스를 다 채워도 5만원을 넘지 않는다.
선물세트 명칭에 의미를 부여해 소비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도 있다.
대덕구 신탄진동의 한 마트에선 가격별로 세트를 세분화해두고 분류대에 각각 ‘99세트’, ‘영란법세트’등의 이름을 붙여놨다.
99세트는 1만9900원부터 3만9900원까지 가격에 숫자 ‘99’가 들어간 상품들로 미용세트, 간편가정식세트 등이 주를 이룬다.
인기가 가장 높은 제품은 가격이 4만9900원 균일가로 제공되는 영란법세트다.
이는 9월 28일 시행되는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내용 중 공직자에게 5만원 이상의 선물을 제공할 수 없다는 데서 착안한 마케팅이다.
시세가 적용되는 과일은 4만9900원에 맞게 담아 세트를 구성했고 고급 선물로 잘 알려진 홍삼세트도 5만원 미만의 상품들로 준비했다.
이런 지역 중소마트의 자구책에 소비자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주민 김모(48)씨는 “명절이 되면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며 “원하는 제품만 고를 수 있어서 좋고, 동네에서 할 수 있다는 것에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탄진동에 사는 강현모(52)씨 역시 “선물세트에 의미 있는 이름이 붙여져 있어 이해가 쉽고 구매하는 데 도움도 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의 여파로 선물세트 가격이 예년보다 낮게 평준화됐다”며 “그 부분이 저렴한 선물세트가 주를 이루는 중소 마트들에 또 다른 마케팅의 기회로 작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대식 기자 kds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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