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길모 회장 |
지난 2005년 1월 대전시복싱연맹회장으로 취임한 양길모 회장은 12년 여간 지역의 복싱 발전을 위해 달려왔다.
양 회장이 복싱과 인연을 맺은 것은 고등학교 시절인 1977년으로 돌아간다. 중학교 3학년까지 유도 선수로 활동한 양 회장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복싱의 매력에 빠졌다. 1년 간 유도와 복싱을 같이 배웠던 양 회장은 고등학교 2학년때 유도 대신 복싱을 선택했다.
양 회장은 “복싱선수로 활동하던 시절 전국대회도 나가봤지만,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복싱을 그만뒀지만, 미련은 남아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나온 뒤에는 스포츠를 좋아해서 농구협회 부회장을 4~5년 정도 했고, 유도 부회장도 4년 정도 했다”며 “그러다 2004년말 복싱연맹 회장 제의가 들어왔고, 후배 양성을 위해 연맹 회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복싱연맹을 맡자 마자 복싱을 알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헌신했다.
1970~1980년대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복싱이 1990년대 들어 서서히 침체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K-1 등 격투기가 큰 인기를 끌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한 방안으로, 2005년 취임과 동시에 대전복싱연맹 회장배 복싱대회를 개최했다. 또 복싱을 생활체육과 접목시켜 많은 사람들이 복싱에 대해 알고, 배울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취임 당시 3~4개였던 복싱장은 현재 30여 개로 늘었고, 복싱장에서 조촐하게 치렀던 회장배 대회도 지금은 서대전시민광장 등 야외 특설링에서 선수와 시민 모두가 즐기는 축제로 발전했다.
양 회장은 “회장배 대회는 초등부부터 노년부까지 모든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회를 통해 발굴된 인재들이 대전 복싱을 전국 최강 자리에 올려놨다”고 설명했다.
이런 양 회장의 노력은 우리나라 복싱의 귀감이 됐고, 지난해에는 대한복싱협회가 주최하는 제1회 전국생활체육복싱대회가 충무체육관에서 열리게 되는 계기가 됐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대전 복싱이 전국 최강 자리에 올라있지만, 이는 초·중·고·대학교까지만이다. 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자 실업팀이 대전에만 없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2012년 중구청 복싱팀이 해체되면서 지역 인재들이 타지로 유출되고 있다”며 “당장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전대 쌍둥이 복서가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이들을 잡을 수 있는 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목표는 이들이 졸업하기 전에 실업팀을 창단하는 것이지만, 어떻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지역의 인재가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대전시를 비롯 산하 기관에서 실업팀 창단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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