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넣어도 이자수익 떨어져 현금보유 심리 탓
사상 초유의 저금리인 기준금리 연 1.25% 시대가 찾아오면서 5만원권이 시중에서 돌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시중은행 예·적금이 갈수록 줄어들어 이자로 손에 쥐는 돈이 턱 없이 줄다보니 현금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연 1.25%로 정하자 한 달 뒤인 7월 5만원권 환수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월별로 살펴보면 6월 5만원권 발행액은 1조 4465억 3000만원, 환수액은 9817억 1000만원이다. 이어 지난달엔 1조 4577억 5000만원이 발행됐으나, 환수액은 8701억 8000만원으로 6월보다 낮아졌다.
7월들어 5만원권 발행액을 112억 2000만원 늘렸지만 환수액은 오히려 1115억 3000만원 하락했다.
발행액보다 환수액이 떨어지는 데는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가 한은 금고에 돌아오지 않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화폐환수액이 높으면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낮으면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묶여있단 뜻이다.
환수액이 감소한 데는 6월 기준금리가 연 1.25%로 하락하자 현금을 보유하려는 금융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해져서다. 기준금리 하락에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도 바닥을 찍어 이자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진 것도 한몫 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1년 만기)는 최저 1.10%에서 최대 1.45%, 적금금리(2년 만기)는 1.20%~1.65%다. 이자수익에 세금을 내고 나면 실제 받는 돈이 적어져 현금을 보유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었다.
직장인 최모(49·대전 서구 괴정동)씨는 “은행에 돈을 맡겨봤자 이자수익이 얼마 안돼 5만원권을 개인금고에 넣어두려고 120kg 짜리 개인금고를 샀다”며 “가계부채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어 추후를 위해 현금을 보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경기불확실성 지속으로 현금을 보유하려는 안전자산 심리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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