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시즌 11차전에서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고 출루한 후 이용규의 타석 때 3루 도루에 성공하며 11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한 정근우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정근우는 FA로 지난 2014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 3년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주장까지 맡으면서 한화의 ‘가을 야구’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근우는 지난 16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시즌 11차전에서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출루한 후 이용규의 타석 때 3루 도루에 성공하며 11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했다. KBO리그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연속 시즌 20도루는 KIA 김주찬이 9년 연속(2004, 2007~2014)을 기록하며 이 부분 2위에 올라 있고, 현대 전준호(1992~1999), 두산 정수근(1995~2002), NC 이종욱(2006~2013)이 8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정근우를 제외하고는 LG 오지환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당분간 정근우의 기록은 깨지기가 쉽지 않다.
11년 연속 20도루는 꾸준함의 상징이다. 도루가 많은 선수는 체력적인 소모가 많고, 늘 부상 위험을 안고 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자신감이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경기 전 정근우는 “지난해 청주 구장에서 10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한 좋은 기억이 있다”면서 “이번에 꼭 도루에 성공해 20도루를 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근우는 지난해 10년 연속 20도루도 청주 구장에서 달성한 바 있다.
정근우는 19개 도루를 한 이후 14경기 동안 도루를 하지 못했다. 5강 싸움을 하는 팀 승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뛸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었다”면서 “내가 뛰다 죽으면 팀에 안 좋은 결과를 줄 수 있다. 뒤에 김태균, 로사리오 등 잘 치는 타자들이 많은 만큼 기회를 연결해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BO리그 포수들의 도루 저지능력이나 투수들 견제 수준이 정말 좋아졌다”며 갈수록 발전하는 KBO리그 수준도 이야기했다.
정근우는 올 시즌 현재(17일 경기 전까지) 102경기에 나와 타율 3할3리 426타수 129안타(14홈런) 70타점 20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용규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루며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득점 상황에서는 해결사 역할도 맡았다. 정근우는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이 4할1리로 주자가 없을 때보다 타율(2할5푼8리)이 더 높다.
정근우는 한 달 전부터 오른쪽 눈가에는 다래끼(눈꺼풀에 있는 분비샘에 생긴 염증)가 났다. 잘라내면 더 빨리 나을 수도 있지만, 정근우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덧나거나 하면 경기를 며칠 못 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짜면 고름이 덧날까 봐 그냥 두고 있다. 요즘 날씨가 덥고 땀도 많이 나 불편하기는 하지만, 계속 눈을 깜빡깜빡하게 된다.”면서 “경기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럴수록 더 정신 차리고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올 시즌 주장을 맡아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유쾌한 입담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항상 밝게 하고, 선후배를 잘 이끌고 있다. 그는 “지금은 매 경기, 매 순간 최선을 다 할 뿐이다. 순위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먼저다. 그러다 보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근우는 생애 첫 20홈런-20도루를 노리고 있다. 38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홈런 6개가 모자란다. 최근 홈런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정근우가 또 다른 대기록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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