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활성화 VS 사행산업 부작용 찬반 팽팽
공청회 개최 등 지역여론 수렴 시급
홍성 남당항 인근에 화상경마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홍성군이 이에 대한 입장표장을 오락가락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미 사업자 측에 동의서를 제출, 사실상 화상경마장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추후 지역여론 추이에 따라 번복할 수 있다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화상경마장 건립을 둘러싸고 찬반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행정당국이 공청회 등 개최로 지역민심을 추슬러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하는 조현택씨는 1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화공감센터로 불리며 전국에 30개소가 운영되는 화상 경마장은 고용창출과 지방세 확충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강력 추진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조씨는 “지역경제 창출효과가 연간 5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주 3일 운영으로 비영업일에는 주민들에게 문화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민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들어 이같은 계획을 찬성하고 있다.
화상경마장은 한국마사회가 지난 6월 9일 공고를 냈으며 조씨는 7월 중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마사회 측은 추후 서면 및 현장 심사를 통해 공모선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며 일정은 유동적이다.
조씨 계획에 따르면 홍성군 서부면 신리 오토캠핑장 일원 10만 8951㎡부지에 예정돼 있다.
마사회는 공모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 또는 지방의회 동의서를 사업자가 받도록 했는데 홍성군은 조씨에게 이를 제출했다.
지자체 입장에서 사실상 화상경마장 건립에 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 이 때문이다.
반면, 화상경마장 건립을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조씨가 기자회견을 한 장소에는 한 주민이 ‘주민의견 무시, 화상경마 도박장 유치, 김석환 홍성군수 소환하자’, ‘축산, 어업은 무너진다’라는 플래카드를 목에 걸고 침묵시위를 하기도 했다.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경우 사행산업 팽창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다.
이처럼 주민 의견이 찬반으로 갈리고 있지만, 정작 행정당국은 뒷짐을 쥔 채 강건너 불구경이다.
사업계획 심사와 승인은 전적으로 마사회가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내 굵직한 사업 추진 시 지역여론 수렴을 위해 타 지자체가 종종 공청회 등을 개최하는 데 이같은 계획도 홍성군은 없다.
더구나 이미 사업계획 동의서를 써준 상황에서 추후 지역여론이 악화될 때 입장을 바꿀 수 있다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군 관계자는 “신청 단계에서의 동의일 뿐 이후 군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며 “아직 공청회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지역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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