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대통령들의 음식/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도일보db |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려야할 광복절 연휴에 때 아닌 송로버섯이 도마에 올랐다.
출처는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가진 오찬 메뉴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었다.
어려워진 경제상황과 전기료 누진세 등으로 사상 최고의 더위를 고스란히 견뎌내며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는 국민들에게 호화판 청와대 식단이 좋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 복심’으로 불린 이정현 대표의 환영이라고는 하지만, 샥스핀 찜, 캐비어 샐러드, 바닷 가재, 훈제연어, 한우갈비찜 등 메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평생 먹어볼까 말까한 메뉴였다.
매일 산해진미에 진수성찬이 청와대의 식탁에 올려지는 것인지 궁금증이 인다. 역대 대통령들이 즐겨먹었던 밥상은 어땠을까.
이승만 대통령은 어려운 시대를 반영하듯 현미떡국을 즐겨 먹었으며 박정희 대통령은 비듬나물 비빔밥을 즐겼다. 전두환 대통령은 육식을 좋아해 소고기갈비를 좋아했으며 노태우 대통령은 콩나물국밥과 아욱국을 즐겼다.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청와대시절 칼국수 오찬 모습/사진=연합db |
‘칼국수 대통령’이라 불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음식 사랑은 남달랐다.
청와대 요리사들이 칼국수 맛을 제대로 못 내자 김영삼 대통령은 자신의 단골집 사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르치게 했다는 일화도 있다. 또한 YS 집권 당시에는 ‘청와대 칼국수를 먹어보지 않았으면 말마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김영삼의 칼국수 사랑은 소탈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뛰어난 ‘식객’으로 ‘흑산도 홍어’를 좋아했다. 그날 상에 올라온 홍어가 물이 좋은지 나쁜지도 가려낼 만큼 전문가 입맛을 가지고 있었다. 홍어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냐면, 1993년 정계은퇴 선언 후 영국에 머물 당시에도 홍어를 공수했다고도 전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맛은 까다롭지 않았다. 음식을 가리지 않았는데, 국밥과 삼계탕을 좋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냉면, 통만두를 즐겼다.
우리네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대통령의 밥상이었다.
그러나 때론 그 밥상에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기도 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송로버섯의 의미 또한 남달라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리라.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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