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시·도(시·군·구)는 지역특성에 맞게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인구수에 따라 행정기구와 정원을 제한하는 대통령령에 의해 제약을 받기 마련이다.
현안사업에 따라 한시기구를 설치할 때에도 행정자치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또 원천적으로 기관구성이 통제되고 있는 것도 지자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나라 지자체 기관구성 형태는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 이후 의결과 집행기능을 지방의회와 단체장에 분리, 배분하는 기관대립형을 전국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인구규모나 지자체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기관구성 취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역별 특이한 행정수요에 따라 탄력적인 주민대응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운영 중인 기준인건비 제도가 조직관리에 더욱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월 행자부는 대통령령에 따라 기준인건비 제도를 도입, 매년 상한액을 지자체에 책정·통보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교부세 감액을 통한 패널티를 부여하고 있다.
기존 총액인건비제도는 총 정원과 인건비 총액한도를 이중으로 통제한 반면, 기준인건비제도는 인건비만 관리하자는 것이다.
이 제도 도입취지는 지자체가 지역별 행정수요에 따라 조직을 운영할 수 있게 정원관리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실제로 직원 70%가량은 국가에서 정해준 지정된 일을 수행하다 보니 제도 운영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자치조직권이 사실상 지자체에 없다 보니 지자체는 행정수요가 있어도 이에 걸맞는 조직을 꾸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말 도는 내포신도시 건설본부 존속기한 연장을 행자부에 촉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행자부는 올해 말까지만 기한을 연장해주고 재연장을 해주지 않겠다는 통보를 해온 것이다.
일각에선 지자체가 자치조직권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업무처리에 필요한 조직의 기본설계 및 절차만을 법규에 규정하자는 것이다.
나머지 세부적인 조직의 형태와 권한 및 운용절차 등은 조례에 규정함으로써 지자체 권한을 늘리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자체의 방만한 조직운영을 우려하고 있는데 지방의회와 시민단체의 감시역할을 강화하면 이같은 걱정은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충남도의 생각이다.
도 관계자는 “지방분권은 지역별 행정수요에 따라 맞춤형 자치조직으로 대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수 있다”며 “자치조직권을 확보하기 위해 타 시도와 정치권 등과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