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등 과일값도 오르며 가계부담 가중
주부 김모(39·대전 서구 괴정동)씨는 최근 저녁 반찬을 만들고자 시장을 찾았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갈수록 치솟는 채솟값에 부담을 느껴서다. 김씨는 “평소 사던 채소보다 적은 양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고 울상 지었다.
밥상의 필수품인 채솟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대전지역 주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폭염이 예년보다 빨라진 탓이다.
11일 대전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오이와 쪽파, 상추, 배추 등 채솟값이 1년 전보다 폭등하고 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쪽파다. 쪽파(10㎏·깐쪽파)는 이날 경락가 기준 8만800원~9만3400원으로, 1년 전(4만6800원~5만3800원)보다 2배가량 치솟았다. 오이(10㎏·취청)는 6000원~6600원에서 1만7200원~1만9300원으로 인상됐다. 상추(4㎏·적상추)도 1만1000원~1만5600원에서 1만8700원~2만2900원으로 올랐다.
이어 배추(10㎏·고냉지)는 지난해 8월 9800원~1만200원에 거래되다 8월 들어 1만5000원~1만6000원으로 인상됐다. 반면, 금(金)파로 불리던 양파(20㎏)는 지난해 8월 2만6000원~2만8000원에서 이달 1만3800원~1만4200원으로 낮아져 가격 안정세를 되찾았다.
채솟값이 상승하며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린 건 지난달 초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1년 전보다 폭염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는 수확량 저조로 이어져 가격 상승에 원인이 됐다.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장마가 지속되나 싶더니 예년보다 빠른 폭염 탓에 농가에서도 수분 공급이 필요한 채소의 경우 수확량이 적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여름 제철 과일도 상승하며 주부들의 가계부담을 더한다. 수박(10㎏)은 지난해 8월 1만300원에서 1만500원에 거래되다 올해 8월 1만2500원~1만5300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 기간 참외(10㎏·오복)도 8700원~9000원에서 1만2800원~1만6800원으로, 토마토(10㎏·완숙)는 8000원~9600원에서 1만원~1만1500원으로 인상됐다.
채소와 과일 값 상승은 더위가 가시는 9월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업계 관계자는 “찌는듯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농가들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더위가 지속되는 한 가격 인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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