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16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 구본길(27ㆍ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번 리우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에 선정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0년 광저우와 2014년 인천에서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를 이루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검객이나 아쉽게도 16강 무대에서 탈락했다.
'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 남현희(35ㆍ성남시청)도 올림픽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남현희는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서 개인 금메달에 도전했었다.
박태환(27)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경기에서 예선 탈락했다. 49초24의 부진한 기록으로 전체 참가선수 중 공동 32위에 그쳤고, 주종목인 자유형 400m, 200m에서 연달아 탈락했다. 1500m는 출전을 포기했다. 의사의 잘못된 처방으로 선수 자격을 정지당하며 법적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훈련 환경을 지원받지 못했다.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런던올림픽에서는 자유형 200m, 4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영 선수다.
또한, 한국 여자유도 대표팀 57㎏급 김잔디(양주시청)와 남자유도 대표팀 73㎏급 안창림(수원시청), 런던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딴 김지연(익산시청)도 예선탈락의 충격을 전했다.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청주시청)도 개인전 32강에서 예상치 못했던 패배를 당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한국 여자 사격의 '간판'스타인 김장미(24ㆍ우리은행)도 여자 25m 권총 본선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런데 이 충격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테니스 여제', 세계랭킹 1위인 세레나 윌리엄스(36ㆍ미국)가 여자단식 16강에서 세계랭킹 20위인 엘리나 스비토리나(우크라이나)에 완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또한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도 1회전에서 후안 마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 145위)에게 패하며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게다가 영원한 여자복식 우승 후보였던 윌리엄스 자매는 대회 1회전에서 루시 사파로바-바보라 스트리코바(체코) 조에 패하며 예선 탈락했다. 각각 세계 랭킹 1위와 6위인 세레나와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는 올림픽 복식에서 지금껏 금메달 3개를 수확한 명실상부한 우승후보였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땄다고 죄인이 될 수는 없다. 스스로 죄인이 되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지만, 누구보다도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리는 것은 선수 그 자신들이다.
지옥문을 드나드는 고통스런 훈련과정을 이겨내고, 치열한 국내 선발전을 거치며 여러 가지가 악조건인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단과 임원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비록 당신들이 승전보를 울리지 못하고 돌아오더라도 우리 온 국민은 국가를 대표해 당당히 싸우고 돌아온 당신들의 수고에 영원한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