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과 자재·장비대는 가정과 기업에 소득이 되고 지역 경제가 돌아가는 뿌리가 되고 있다.
토공과 철콘 등 건설에 뼈대가 되는 전문건설업체는 그런 의미에서 골목상권에 비유되기도 한다.
올해 대전 900여 전문건설업체는 총 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광주를 제치면서 도약의 해가 되
고 있다.
정인수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장을 만나 매출 2조원 돌파해 골목상권을 지켜낸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올해 대전 전문건설협회 회원사들이 매출총액 2조원을 돌파했습니다. 건설업계에 전반적 침체 속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대전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가 충남도회에서 분리돼 설립된 게 1993년이었고, 이후 회원사들의 매출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입니다.
지난해 매출액 1조8250억원에서 올해 2조230억원으로 1년 사이 2000억 가량(10.8%) 증가했습니다.
건설산업이 침체한 환경 속에서 전문건설사들이 노력해 거둔 값진 성과이자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에 가입된 10개 업종에서 매출액이 늘었는데 철콘(19.5%), 토공(21.1%), 실내(2.8%), 미방(20.7%), 조식(5%), 비계(24.8%), 포장(26.9%), 지판(13.2%), 강구(14.8%), 승강(58.3%) 등 업종마다 고른 성장을 했습니다.
대전에 뿌리를 둔 890개 전문건설 회원사가 전국을 다니며 공사수주에 노력하고 대전 일감을 놓치지 않고 지켜낸 덕분입니다.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매출액 증가를 이룬 동기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올해 대전 전문건설협회 회원사들의 매출액은 2조원 돌파했다는 의미 외에도 처음으로 광주를 추월했다는 점에서도 감회가 남다릅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광주와 전북에 있고 이들 업체가 대전을 비롯해 전국에서 공사할 때 자기 지역의 협력업체를 불러 계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문에 광주 전문건설업체 매출총액이 항상 대전을 앞서갔는데요 올해 처음으로 우리가 100억원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추월했습니다.
이는 대전 전문건설사들이 성장해 전국에 내놔도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어간다는 의미이고 지역에도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장근로자를 매일 고용하고 중장비를 사용하고 자재를 갔다쓰는 건 우리 같은 전문건설사들이고 전문건설사의 매출 증대는 곧 대전 각 가정에 소득증대와 직결됩니다.
때문에 저는 대전 전문건설사들이야말로 골목상권이고 골목상권을 지키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시청 하도급전담부서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전담부서의 활약에 건설현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떠한 변화가 있습니까?
▲대전에서 진행하는 건설현장에 일감을 지역 업체에 주도록 유도하는 일은 우리 협회차원에서도 노력은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지역 일감 확보차원에서 지난해 대전시청 주택정책과에 하도급TF 임시조직이 만들어져 1년간 활동하고 올해부터 정식 조직인 하도급전담반으로 승격했습니다.
시청 공무원이 대전 연면적 3000㎡이상 민간 건축공사장을 방문해 지역업체의 하도급 현황과 임금지급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충남도와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가 앞서 하도급전담팀을 만들어 운영했고 이를 본받아 대전에도 적용했는데 지금은 대전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효과도 아주 좋습니다.
타지역 종합건설사가 해당 지역에 전문건설사를 데려와 공사만 대전에서 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전에서 건설하려면 지역업체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하도급 중점 관리를 통해 지난해 4376억원이던 지역 기업의 하도급 공사금액이 올해에는 6158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지역 전문건설사들과 지역 경제를 위해 발로 뛴 하도급전담부서 공무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대전 전문건설업체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최근의 변화인데요, 이에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대전 전문건설사가 일을 잘한다는 소문이 나고 지역업체와 협력해야한다는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저희 협회에 협력업체를 소개해달라는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대전 건설현장에 특정 공종에 맞는 지역 전문건설업체를 협회가 추천해달라는 요청입니다. 전에는 볼 수 없는 현상이자 이제는 대전 업체를 믿고 사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지역 건설현장 소장들이 주기적으로 갖는 모임에서도 대전 전문건설사에 일을 맡겼더니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거나 대전에서 현장 차리려면 지역업체를 협력사로 사용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하도급전담반이 앞으로 2년 정도만 더 노력하고 우리 협회 회원사들이 성실히 시공한다면 대전 전문건설사도 안정적 수익구조를 가져가면서 사세를 확장해 정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하도급전담부서의 인원을 보충해주고 힘을 더 실어줄 것을 권선택 시장님께 건의하고 있습니다.
-건설경기가 갈수록 침체된다는 게 공동의 생각입니다. 건설업 30년 경험에서 앞으로 건설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매출이 높게 뛰는 고성장 시대가 지나고 저성장시대를 맞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전문건설업체는 줄어들지 않고 경쟁력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대전만 봐도 건설현장이 많지 않습니다. 관급공사는 사그라진 지 오래됐고 민간 건설도 저가수주 경쟁에 지난 2년간 상당히 침체해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회원사들이 시공 경쟁력을 갖추고 타지역에서 경쟁한 끝에 일감을 여럿 수주해 올해 2조원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1조원 규모로 예상하는 도안 호수공원 사업이 있고 유성터미널, 사이언스컴플렉스 등이 추진되고 있어 다시한번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보다 매출 앞서는 전북과 충북까지 넘어 대전 전문건설 회원사들이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협 대전시회장 취임 후 3년간 지역업체 매출증대에 노력했는데요, 지난 3년 평가와 앞으로 계획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난 3년간 간담회를 많이 가졌습니다. 행정기관과 대학병원, 정부기관을 찾아다니며 지역업체에 일감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한 번 만나서는 대화가 안 되더라도 자주 얼굴을 마주할수록 소통되고 성과가 나옵니다. 협회 부장급 직원들에게도 밖으로 나가 소통하고 지역 일감을 하나라도 더 찾아오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 회원사들에게는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 경쟁력을 키워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원사 900여곳 중 전국 메이저급과 경쟁에 공사를 가져올 수 있는 업체는 상위 10~20% 정도입니다.
한 공사현장 입찰에서 떨어졌다고 다른 현장에 배려해주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공사비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회원사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밑받침할 계획입니다.
또 전체 공정에서 완전히 분리해 전문건설업체에 발주하는 주계약자공동도급제가 지역에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하겠습니다.
▲정인수 회장은 =
1957년 대전 중구 출생, 1975년 2월 신일고등학교 졸업, 1982년 충남대학교 원예학과 졸업, 1984년~ 대우조경 창업 및 경영, 충남대 총동창회 운영부회장, 2013년 11월 대한전문건설협 대전시회장 취임.
대담=김재수 취재2·3부장(부국장)
정리=임병안·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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