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의 과잉 경쟁이 각종 부정수급과 불법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보니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각종 불법이 자행되고 있어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8일 대전시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내에 요양병원은 모두 53개로 9096병상이 운영 중이다. 병상 가동률은 80%로 20% 가량 적정량을 초과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요양병원 가운데 환자를 채우지 못하고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병원들은 ‘환자 사오기’와 ‘나이롱 환자 등록’ 등을 통해 공단에 보험료를 청구해 부정 수급 등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수사 선상에 오른 A요양병원의 경우 교통사고 환자 등 ‘나이롱 환자’를 입원시키고 외출한 환자의 진료 기록을 입원 중인것으로 고쳐 입원비를 청구하는가 하면, 진료 기록을 수정할 수 있도록 간호사들의 차트 기록 아이디를 공유하는 등 각종 불법을 자행해왔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입원하지도 않은 병원 운영자를 입원한 것으로 처리해 급여를 신청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 병원 B직원은 “시설 등에서 보호자가 없는 환자들이 단체로 들어오기도 하고, 외출한 환자를 등록해놓고 치료받은것처럼 서류를 꾸미기도 했다”라며 “각종 부정부패한 일을 모두 벌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지역에서는 생협이 운영하는 요양병원등을 대상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생협 의료기관 역시 일반 병원보다 개설 절차와 비용이 저렴하다보니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각종 부정수급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적발된 사무장병원 836곳 가운데 요양병원이 160곳으로 전체의 19.1%를 차지했다.
이들 사무장병원이 부당하게 청구했다 건보공단으로 환수결정된 금액은 2009년 3억4700만원에서 2010년 87억5600만원, 2011년 576억원, 2012년 692억5700만원, 2013년 1192억7900만원, 2014년 3403억2800만원, 2015년 2164억원으로 급증했다.
2009년부터 2015년 6월까지 8119억700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다.
대전시 관계자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비교적 개설이 쉬운 생협의료기관들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운영을 하려다 보니 각종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개설 이전부터 사무장 병원 여부를 파악하고 개설을 막는 등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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