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8일 대전 전민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무더위와 싸우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
“펜이 닳아갈수록 안심이 돼요.”
수능 100일을 하루 앞둔 8일 대전전민고.
방학기간이지만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위해 3학년 300여 명의 학생들은 학교를 지키고 있었다.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도 교실은 이들의 학업 열기로 뜨거웠다.
수험생들은 밀려오는 잠과 사투를 벌이며 눈을 또한번 부릅뜬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되뇌는 수험생들의 노트에는 필기한 내용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한 학생은 졸음을 달래기 위해 교실 뒤편에 서서 책장을 넘긴다.
인가영 양은 “예전에는 친구가 ‘10분만 잘 테니 깨워 달라’고 말하면 바로 깨워줬는데 지금은 안쓰러워서 못 깨우겠다”며 “밤늦게까지 수능공부에 이어 지원할 대학까지 알아보느라 뜬눈으로 밤 샌 것을 알아 5분 쪽잠이라도 더 자라고 내버려 둔다”고 전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계속되는 공부에 지칠법한데도 수험생들은 꿈을 위해 서로를 격려하며 이겨내고 있었다.
과학전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송재원 군은 “교실 게시판에 혜민스님의 ‘욕심과 목표를 구분하고 내가 그 간극을 넘어설 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냉정하게 물어보라’는 글귀가 적혀있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절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이명호 군은 “새로운 문제를 풀기보다 지금까지 배웠던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다”며 “지금의 페이스를 잘 유지해 마지막에 웃고 싶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해소와 관련한 질문에서 이 군은 “동고동락하는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땀에 흠뻑 젖도록 축구를 하고나면 기분이 상쾌해 공부에 더 집중이 잘 된다”고 설명했다.
선생님들도 수능 100일을 남기고 긴장의 끈을 조여매고 있었다.
3학년6반을 맡고 있는 윤지훈 교사는 “9월 모의평가가 끝난 후 수시지원을 짜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우리 학교의 경우 지난달 중순 수시모집을 대비한 모의면접을 진행했다”며 “학생들의 부족한 점 등을 보완하고 다양한 입시정보 제공과 지속적인 상담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사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수험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내일(9일) 자장면 먹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장면 먹으면 수능을 잘 본대요. 지금은 힘들지만 먼 훗날에는 이 순간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겠죠.”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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