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약국에서 약사가 아닌 무자격자의 약 판매를 찍어 보상금을 받아내는 일명 ‘팜파라치’의 활동이 줄지 않고 있다.
무자격자가 판매하는 장면만을 교묘하게 영상에 담아 보건소에 신고해 보상금을 받아 내는 형태이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약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7일 대전지역 보건소 등에 따르면 올해들어 동구에서만 무자격자 약 판매 혐의로 신고가 들어온 건 수가 19건에 이르며, 서구는 9곳이 적발됐다.
이들 팜파라치들의 활동 방식은 이렇다. 소화제나 생리 식염수, 파스 등의 비교적 간단한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면서 약사가 아닌 일반 사무원에게 접근한다. 이들은 구체적인 약품명을 밝히지 않고, ‘속이 좋지 않은데 약을 달라’, ‘어깨아픈데 붙이는 것 달라’며 무자격자의 처방 섞인 약판매를 유도한다.
약사의 지시를 받아 무자격자가 약을 판매하면 불법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팜파라치들은 이 또한 교묘히 활용한다. 동영상 촬영 장면에 약사가 아닌 무자격자만의 행동을 담아놓고 약국내 CCTV가 3개월 이상 보관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3개월이 지난 이후 신고하는 방식이다.
서구의 경우 신고된 9곳 가운데 약사가 등장하지 않는 동영상 8곳은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공익신고자 보호법·시행령을 개정하고 팜파라치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으나 이를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 기존에는 외부자가 약국 무자격자를 신고했어도 포상을 받았으나, 이제는 내부공익신고자로 포상대상을 제한하면서 외부자인 팜파라치들은 이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공익을 위한 제보’라며 팜파라치 영상을 관할 보건소에 우편으로 발송하는 등 신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보건소는 처벌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무자격 약사 판매가 적발되면 1차에서는 10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으며 570여만원의 벌금에 달하는 수준이다. 2차에서는 영업정지 30일로 1710여만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국들은 팜파라치가 영상을 보여주며 신고대신 합의금을 요구할 경우 이를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최근 타 지역에서 이러한 팜파라치들의 행동이 문제가 되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지역에서도 이같은 일들이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팜파라치들이 무자격자 약판매를 무마시키는 조건으로 100만~200여만원의 돈을 요구할경우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이라 생각하는 약사들은 어쩔수 없이 주는 경우가 있는것 같다”며 “팜파라치들은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다보니 동구, 중구 등 역사 주변에 이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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