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릭 서캠프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29) 때문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캠프는 지난달 중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에스밀 로저스를 대신해 총액 45만달러를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에 선발 출전할 정도로 기대가 큰 선수다. 한화는 서캠프가 로저스와 같은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서캠프는 데뷔 첫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10.1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74로 수준급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4일 LG전에는 4.1이닝 2실점(1자책)을, 20일 KT전에는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3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SK전에서 6이닝 5실점으로 첫 패전투수가 되더니 31일 두산전에서는 2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대량 실점했다. 이어 6일 대전 NC전에서 1이닝 5실점으로 또다시 무너지며 3연패를 당했다.
5경기에서 아직까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38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와 다른 환경이라 어느정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됐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김성근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 주무기가 커브라 하는데 제대로 던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제구가 너무 안 된다”며 “지금처럼 제구가 안 되면 지켜보는 벤치에선 죽을 맛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서캠프는 구속이 140km 초반대로 빠른 편이 아니다. 독특한 투구폼으로 던지며 타자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지만 제구와 좋은 변화구를 갖고 있지 않으면 끈질긴 KBO리그 타자들을 이기기 쉽지 않다. 우선 볼넷이 너무 많다. 19.1이닝 동안 볼넷이 11개나 된다. 변화구 구사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 미국과 다른 국내 공인구에 적응하지 못한 듯 커브와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직구도 전체적으로 높게 형성되면서 가운데 몰리고 있다. 이런 공으로는 KBO리그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갈길바쁜 한화로서는 더욱 답답하다. 치열한 5강 싸움을 하고 있는 데 시즌이 46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선발진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캠프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캠프가 반등에 성공해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보자. 그에게도 한화에게도 시간이 많지 않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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