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하 배정액, 전체 연구책임자의 36.5% 수준
열악한 처우는 국가과학기술계 인력유출로 이어져
'군복무 대체'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발표도 큰 영향
▲최근 5년간 낮아진 국내 신진연구자에 대한 처우=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01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진연구자 1인당 연구비는 지난 2011년 1억9500만원에서 5년 후인 지난해에는 1억6100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4년에는 1억4800만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과 2015년은 각각 전년대비 100만원, 1300만원씩 늘었지만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서 미미한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해마다 물가상승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지난 5년간 신진연구자에 대한 연구비는 지속적으로 줄은 것이다. 연구보고서에서 신진연구자는 만 40세 이하의 연구책임자를 말한다. 작년 신진연구자의 1인당 연구비는 40세 이상의 연구자를 포함한 전체 연구책임자 1인당 연구비인 4억4000만원에 36.5%밖에 미치지 못했다. 40세 이상의 연구자들이 신진연구자들보다 확연하게 높은 액수의 연구비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신진연구자들에 대한 이런 국가의 처우는 과학기술계 두뇌 유출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젊은 연구자들 대다수가 국내 취업보단 국외 취업 선호=지난달 BRIC(생물학정보연구센터)가 과학기술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상 이공계 두뇌 유출 문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7%가 국내보다 국외 취업을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그들이 국외에서 일자리를 얻어 연구하고 싶었던 이유는 국내 연구 환경과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으로 꼽았다. 국외에서 취업하겠다는 응답자 470명 중 42%가 '연구시설과 연구환경 등 연구 인프라가 좋아서', 30%가 '해외 처우가 더 좋을 것 같아서' 등 을 이유로 답했다. 연구자들 대다수가 해외의 연구 환경과 처우가 국내보다 좋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진연구자들의 국가 연구비가 해마다 감소하는 것은 큰 악재로 보인다.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향방은=국방부는 지난 5월 전문연구요원제도를 2019년부터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전문연구요원은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병무청장이 선정한 연구기관에서 연구 개발 업무에 종사하며 군복무를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연구요원 폐지 방침은 발표만으로도 과학기술계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대다수의 과학계술계를 비롯해 미래부는 “2019년부터 시행해도 연구현장 및 기업에는 타격이 있을 수 있으니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차례 큰 폭풍 후, 현재 국방부는 대외적으로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 전문연구요원제도 해당자를 비롯해 과학기술계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BRIC이 과학기술인 39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연구요원이 과학기술계 연구활동 전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92%가 도움된다고 답했다. 특히 이공계를 선택한 남성 신진연구자의 연구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93%가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국방부 측에서 일방적으로 폐지를 주장한다 해도 과학기술계는 지속적으로 다른 대처를 해 나갈 전망이다.
▲연구자들이 원하는 국내 연구환경=실제 연구자들은 국가 두뇌 유출을 막고자 정부가 중점을 둬야 할 점을 '안정적인 일자리 연구 일자리 확대', '선진국 수준의 대우와 보수', '안정적인 연구비 확대' 등으로 꼽는다. 시대가 지나면서 어떤 분야에서든 인력 또는 인재 등 사람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욱이 국가 연구개발(R&D)를 비롯해 나라의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과학기술 인력 양성의 그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인력 확보에 따라 국가나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신진연구자, 국내 두뇌 유출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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