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연구환경…한국 떠나는 젊은 과학자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척박한 연구환경…한국 떠나는 젊은 과학자

  • 승인 2016-08-07 13:19
  • 신문게재 2016-08-08 13면
  • 최소망 기자최소망 기자
최근 5년간 신진연구자 1인당 연구비 꾸준한 감소세
40세 이하 배정액, 전체 연구책임자의 36.5% 수준
열악한 처우는 국가과학기술계 인력유출로 이어져
'군복무 대체'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발표도 큰 영향


최근 5년간 '신진연구자'라 불리는 젊은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1인당 연구비가 감소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은 국가 과학기술계 인력양성과 맥을 같이하는 세대인 만큼, 이들에 대한 처우는 국가 두뇌 유출(Brain Drain)과 직결될 수 있다. '사람이 곧 경쟁력'인 세상에서 이 같은 문제는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우려가 깊다. 최근 두드러진 과학기술계 국가 두뇌 유출 문제 몇 가지를 짚어본다.<편집자 주>

▲최근 5년간 낮아진 국내 신진연구자에 대한 처우=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01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진연구자 1인당 연구비는 지난 2011년 1억9500만원에서 5년 후인 지난해에는 1억6100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14년에는 1억4800만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과 2015년은 각각 전년대비 100만원, 1300만원씩 늘었지만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서 미미한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해마다 물가상승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지난 5년간 신진연구자에 대한 연구비는 지속적으로 줄은 것이다. 연구보고서에서 신진연구자는 만 40세 이하의 연구책임자를 말한다. 작년 신진연구자의 1인당 연구비는 40세 이상의 연구자를 포함한 전체 연구책임자 1인당 연구비인 4억4000만원에 36.5%밖에 미치지 못했다. 40세 이상의 연구자들이 신진연구자들보다 확연하게 높은 액수의 연구비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신진연구자들에 대한 이런 국가의 처우는 과학기술계 두뇌 유출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젊은 연구자들 대다수가 국내 취업보단 국외 취업 선호=지난달 BRIC(생물학정보연구센터)가 과학기술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상 이공계 두뇌 유출 문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7%가 국내보다 국외 취업을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그들이 국외에서 일자리를 얻어 연구하고 싶었던 이유는 국내 연구 환경과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으로 꼽았다. 국외에서 취업하겠다는 응답자 470명 중 42%가 '연구시설과 연구환경 등 연구 인프라가 좋아서', 30%가 '해외 처우가 더 좋을 것 같아서' 등 을 이유로 답했다. 연구자들 대다수가 해외의 연구 환경과 처우가 국내보다 좋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진연구자들의 국가 연구비가 해마다 감소하는 것은 큰 악재로 보인다.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향방은=국방부는 지난 5월 전문연구요원제도를 2019년부터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전문연구요원은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병무청장이 선정한 연구기관에서 연구 개발 업무에 종사하며 군복무를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연구요원 폐지 방침은 발표만으로도 과학기술계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대다수의 과학계술계를 비롯해 미래부는 “2019년부터 시행해도 연구현장 및 기업에는 타격이 있을 수 있으니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차례 큰 폭풍 후, 현재 국방부는 대외적으로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 전문연구요원제도 해당자를 비롯해 과학기술계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BRIC이 과학기술인 39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연구요원이 과학기술계 연구활동 전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92%가 도움된다고 답했다. 특히 이공계를 선택한 남성 신진연구자의 연구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93%가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국방부 측에서 일방적으로 폐지를 주장한다 해도 과학기술계는 지속적으로 다른 대처를 해 나갈 전망이다.

▲연구자들이 원하는 국내 연구환경=실제 연구자들은 국가 두뇌 유출을 막고자 정부가 중점을 둬야 할 점을 '안정적인 일자리 연구 일자리 확대', '선진국 수준의 대우와 보수', '안정적인 연구비 확대' 등으로 꼽는다. 시대가 지나면서 어떤 분야에서든 인력 또는 인재 등 사람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욱이 국가 연구개발(R&D)를 비롯해 나라의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과학기술 인력 양성의 그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 인력 확보에 따라 국가나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신진연구자, 국내 두뇌 유출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