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근식 씨(사진 왼쪽)가 4일 옛 은사인 배재대 박종대 교수를 찾아뵙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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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34살에 배재대 전산전자물리학과에 입학했던 공근식씨(46)는 2010년 물리학분야 유명대학인 모스크바물리기술대로 진학해 5년 만에 수석졸업하는 영예를 얻었다.
배재대 재학시에도 대전과 충북 영동을 오가며 공부에 매진했던 공 씨는 러시아에서도 기숙사생활을 하며 밤낮으로 공부에 몰두해 3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전 과목 A+를 받았다.
공 씨의 졸업논문인 ‘화학변화를 고려한 우주 발사체의 성능향상 계량화’는 최우수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공 씨는 수석졸업의 비결에 대해 “모든 수업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후 수십 번 반복해서 듣고 필기와 구술시험으로 나눠 진행되는 중간ㆍ기말고사에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한국인으로서 몸에 밴 스승에 대한 예절바른 생활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집안 사정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던 공 씨는 17세부터 고향에서 수박농사를 지어 동생 2명을 모두 대학에 보낸 억척 소년 가장이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야학을 다녀 고졸 검정고시로 대학진학 자격을 취득해 지난 2004년 드디어 배재대 입학해 늦깍이 대학생이 됐다.
이후 배재대에 교환교수로 온 고려인 러시아 교수와 연구원을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공 씨의 인간 드라마는 러시아에서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자유로운 비행’이라는 잡지 5월호에 표지인물로 선정돼 12쪽에 걸쳐 집중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공 씨는 이달 말 러시아로 돌아가 9월에는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극히 취약한 극초음속(hi-hypersonic)분야를 연구할 계획으로 향후 항공 미사일분야 필수 기술인 마하 30~100 미만의 플라즈마 현상을 연구할 계획이다.
공 씨는 “한국에 와서 보니 모든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해외로 나가면 자신에게 맞는 관심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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