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6∼8차선 대로 상 횡단보도 신호등 정상운영 약속을 지키기까지 1년 2개월 상당이나 걸렸다. 사진은 위험성이 지속 제기됐던 내포신도시 행정타운과 오피스텔단지 사이 횡단보도. |
“횡단수요 감안, 차량 불편” 답변만 하지만, 인근에 횡단보도 신설 등 이미 수요 인정한 상황
주민 “사람 안전보다 차량 불편 우선시하는 경찰 믿을 수 없어”
경찰이 주민 안전과 직결된 6∼8차선 대로의 횡단보도 신호등 운영 약속을 지키기까지 1년 2개월이나 소요되면서 경찰행정력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도청과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자리잡은 내포신도시 행정타운과 오피스텔 단지 사이 위치한 6차선 대로 상 횡단보도 신호등이 지난주부터 정상 운영됐다.
이 도로는 가변차로를 포함해 7∼8차선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이번에 신호등 운영을 시작한 횡단보도 역시 버스정차선을 포함해 7차선으로 공무원 및 주민들의 이용이 잦아 정상 운영이 절실히 요구됐던 구간이다.
지속된 주민들의 제보에 기자는 지난해 6월 3일 경찰서 과장과 계장 두 명을 대동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교통사고가 빈번한 인근 충남교육청 사거리 교차로 등도 함께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위험성을 인정해 신호등은 조속한 정상운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했다.
직진과 비보호 좌회전, 횡단보도 신호가 동시에 점등되는 교육청 사거리 신호 운영에 대해서는 아찔한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도 “차량의 대기 시간이 길면 불법 행위가 더 늘어나 위험성을 알리는 현수막 게재로 대신하겠다”고만 답변 했다.
그러나 경찰의 약속은 1년이 넘도록 지켜지지 않았다.
사거리 현수막은 게재되지 않았으며 교육청 인근의 오피스텔 앞 횡단보도 신호등은 14개월 상당이 지난 최근에야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경찰은 이제 와서 “횡단보도 신호를 운영하면 차량들이 섰다 가는 불편함이 있어 점멸로 운영했다”며 “경찰은 횡단수요를 감안해 신호를 줄 것인가 판단한다”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이 해명도 잘못 됐다.
해당 도로는 내포신도시 주진입로로 차량 통행이 많아 횡단하는 주민들이 항시 위험성을 주장했던 곳이다.
보행자의 안전이 차량의 불편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는 얘기다.
횡단수요도 많았다.
지난해 점검 당시에도 이미 도청과 도경찰청, 도교육청이 입주한 상황으로 출ㆍ퇴근 및 점심시간 횡단수요가 엄청났던 곳이다.
공무원 수만 따져도 도청 1900명(2014년 기준), 도교육청 400명, 도경찰청 460명 등 2760명 상당이다.
때문에 오피스텔 단지에서 도청 남문주차장 사이에 추가로 횡단보도를 건설하기까지 했다
인근에 3개의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추가 건설한 것은 횡단수요가 많다는 것을 경찰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경찰의 약속은 강신명 경찰청장의 충남경찰청 방문 전날이었고,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내정으로 강 청장이 떠날 시기가 다 돼서야 지켜졌다.
주민 김모(34)씨는 “사람의 안전보다 차량의 불편함을 우선시하는 경찰에게 주민 안전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일침 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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