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길은 새벽 5시만 되면 괴상한 소리를 내는 앞집 개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지만 먹고 사느라 바쁜 아들과 며느리, 자기 관심사에만 빠져있는 손녀는 춘길의 얘기에 무관심하다.
종로 뒷골목, 공원과 다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춘길의 삶은 무료하기만 하다. 그나마 요양병원에 아내를 면회 가는 게 유일한 낙이었지만 점점 치매가 악화돼가는 아내는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쓸쓸한 노년의 춘길 앞에 어느 날 한 여인이 나타난다. 그녀를 만나게 되면서 모처럼 삶의 활력을 느끼는 춘길은 앞집 개를 찾아가 둘만의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한 노인의 일상을 통해 한국사회의 그늘을 들여다보게 하는 연극 '앞집아이'가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펼쳐진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지난해에 이어 '공동제작연극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극단 달나라동백꽃(연출 부새롬)과 함께 김은성 작가의 신작 '앞집아이'를 올린다.
극단 달나라동백꽃은 김은성 작가와 부새롬 연출가를 중심으로 동시대 한국사회와 역사를 들여다보는 작품을 주로 발표해 오고 있으며 '아이엠파인투', '뺑뺑뺑', '달나라연속극', '로풍찬 유량극장' 등의 주요작품을 선보였다.
대전예당의 '공동제작연극 프로젝트'는 연극화되지 않은 기존의 문학작품 중 하나를 선택해 국내 우수 공연단체와 작품화하고 이를 무대에 올리는 프로젝트다.
지난해에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연출 이윤택)와 시인 백석의 삶을 그린 작품을 연극화해 '백석을 찾아서-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라는 극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한국연극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연은 오후 7시30분 시작하며 R석 2만원, S석 1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대전예당에 문의하면 된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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