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성 취재2부 |
지난달 28일 언론들이 다룬 뉴스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모두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정무부시장에 대해서도 인사청문간담회(이하 청문간담회)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시장의 취임에는 그런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던 셈.
앞서 권 시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시 산하 공단·공사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법적인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진행돼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많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시 안팎에서는 사실상 청문간담회 폐지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정작 폐지했다는 말은 일절 없었다.
정무부시장에 대한 청문간담회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얼렁뚱땅 넘긴 상황이나 앞으로 시 산하 기관장들에 대한 청문간담회를 시행하지 않겠다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제도적 미비점이 있지만, 권 시장이 지난 6.4 지방선거에 앞서 유권자인 시민들에게 다짐한 공약이다. 그렇다면 공약 미이행과 취소로 인식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권 시장의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무부시장 청문간담회를 시행할 경우, 담당하게되는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도 시의 요청 등은 없었다고 한다.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시의회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의회에서도 청문간담회 절차 없이 취임한 정무부시장 임명을 놓고 어떠한 지적이 없었다. 청문간담회 폐지가 시사됐을 때는 제도를 존속하고 미비점을 보완해야한다고 했던 것에 견줘 의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재를 등용할 때는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쓰면 의심하지 마라(疑人莫用 用人莫疑)’고 한다. 민선 6기 이후 시행된 지난 다섯 차례의 청문간담회에서 후보자마다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업무 능력에 논란이 적잖았으나 결국 임용됐다.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음에도 의회가 준 적격 판단을 빌미삼아 자신이 선택한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권 시장이 관철시킨 것이다. 청문간담회를 무용하게 만든 것은 결국 권 시장 본인이란 얘기다. 권 시장은 취임하면서 경청을 자신의 시정 방향으로 삼았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시민의 눈높이 맞춘 시정 가운데 인사가 이뤄져야한다는 뜻이며, 임명하려는 인사에 대한 경청을 통해 적격 여부를 따지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권 시장에게 묻는다. “권 시장님, 왜 그러셨습니까. 잊으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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