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춘추] 사드배치와 엉터리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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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춘추] 사드배치와 엉터리 다이어트

  • 승인 2016-08-03 13:38
  • 신문게재 2016-08-04 22면
  • 정일규 한남대 생활체육학과 교수정일규 한남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 정일규 한남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 정일규 한남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연일 푹푹 찌는 더위가 절정에 이른 요즈음이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이하면서 멋진 비키니몸매, 그리고 식스팩 복근에 대한 선망이 더욱 커지고,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살을 빼기 위해서 누구는 간헐적인 단식이 좋다고 하고, 누구는 오히려 끼니를 꼭 챙겨 먹어야 한다고 한다. 누구는 코코넛 오일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하고, 누구는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 이처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다이어트정보의 홍수 속에서 시청자 또는 독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시중에 잘못된 다이어트법이 판을 치는 이유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우리에게 한꺼번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 정보 가운데에는 본질적인 것, 원리에 합당한 것뿐만 아니라 부차적이고 보편적 원리와는 벗어난 지식이 개인의 특별한 경험과 혼재된 상태로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무차별적으로 우리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사실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는 매일 매일 무수히 스쳐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수적인 정보를 선별해내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실험적 증거와 과학의 이름으로 제기되는 주장과 이론조차도 무엇이 맞는지 판단하기는 어렵기만 하다.

한편 올 여름을 '사드문제'가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드를 둘러싼 논쟁은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그것은 방법론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논쟁의 기본적인 전제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사드배치를 찬성하는 사람이나 반대하는 사람이나 북핵의 위협 앞에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가열되어가는 논쟁 중에 반대의견에 대해 진영의 딱지를 붙여 인신공격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사드배치에 있어서 곤란한 점은 나라의 미래와 안보가 걸린 정말 심각한 문제이면서 동시에 너무나 많은 변수가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드라고 하는 무기체계의 효과성과 안전성, 국제 정치와 외교측면에서의 전략적 선택, 경제적 문제 등이 작용하고 있어서 이 시점에서 어떤 결정의 잘잘못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우려되는 바는 이러한 논쟁이 결국은 진영논리의 틀 속에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진영 안에서 사람은 편향되기 마련이다. 자신이 내린 결론에 부합되지 않는 사실은 무시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하여 자신의 주장을 강화시켜 나간다.

극단적인 사람들은 종종 어떤 문제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본질적인 것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드배치를 찬성하는 측은 반대하는 사람을 종북 빨갱이로 몰아 붙인다. 반대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측은 찬성하는 사람을 수구기득권 세력, 친미사대주의자로 낙인을 찍는다. 이런 모습에서 '8주 속성 완벽 다이어트'와 같은 엉터리 다이어트법을 떠올리게 된다. 잘못된 다이어트법의 특징은 매우 쉽고 단순명쾌하게 보인다. 특정한 식품만을 집중적으로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모든 효과를 그 식품 하나로 설명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현혹되는지도 모른다. 사실 기본적인 영양과 운동, 그리고 인체생리를 모르면 다이어트의 원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엉터리 다이어트법은 관여하는 많은 변인들을 무시하고 복잡한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서 제시한다. 사드와 관련해서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사람의 특징이 이와 비슷하다. 모든 변수보다 자신이 속한 진영이라는 변수가 우선되어 주장의 뼈대를 세운다.

사실 상반된 두 주장 가운데 어떠한 선택을 하든지 거기에는 각각의 전략적 타당성과 논리를 갖고 있다.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는 얼마든지 치열한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어느 방향이든 그 전략적 효과를 최대한 거두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버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자신이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결정된 것에 대한 책임은 함께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민주국가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정일규 한남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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