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주던 출연료 올해는 왜 없나? 의문 제기
“외주업체가 사업 제안해 주최” 공사 해명
대전마케팅공사가 매년 실시하는 ‘엑스포 한여름 밤의 나들이’의 버스킹(거리공연) 뮤지션 섭외를 놓고 열정페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9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무대에 세운 뮤지션 23개 팀에게 공연 출연료를 지급한 데 비해 올해 출연 뮤지션은 한 푼의 출연료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전마케팅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여름 밤의 나들이’에 5312만6630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이중 버스킹 공연 운영 명목으로 915만7500원을 썼다. 이 금액은 뮤지션 섭외를 담당한 지역 A기획사에 전액 전달됐으며 기획사에서 자체적으로 뮤지션 출연료와 자체 인건비, 무대 시설 이용료 등을 집행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올해 ‘엑스포한여름밤의나들이-달밤소풍’ 행사에는 참여 뮤지션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행사 내용과 구성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도 불구, 지급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38일간 45회 공연이 이뤄진데 비해 올해는 행사 자체가 65일로 연장돼 진행하는 만큼 한 팀이 공연할 수 있는 횟수가 늘어났지만 출연료는 언감생심이다. 축제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은 공연 당일 현장에서 제공하는 치킨 등 음식을 무료로 제공받는 수준에서 공연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다.
마케팅공사 측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올해 행사 자체를 외주업체에서 주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버스킹 공연 운영을 맡았던 A기획사가 올 초 행사 전체에 대한 사업을 제안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런나 공사 측도 뮤지션 출연료 부분의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해당 A기획사는 “온라인으로 버스킹에 참여할 뮤지션을 신청받아 공연을 올리고 있다”며 “무대 경험이 없는 뮤지션은 본인을 홍보할 수도 있는 자리인 만큼 열정페이에 대한 것은 관점의 차이”라고 말했다.
대전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업체에서 사업을 주관해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행사 진행 시 뮤지션 처우 개선 방안과 예산 반영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엑스포 한여름 밤의 나들이’는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서 매년 여름 개최되는 행사로 음악분수와 버스킹 공연, 벼룩시장, 먹거리부스 등으로 구성됐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