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투자된 2350억원 예산낭비, 법률적 문제도
충남도 공사 주장 ‘뻥튀기’ 재반박 사업추진 가시밭길
안희정 호(號)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역간척이 개발논리와 정면충돌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보령호 역간척과 관련 용수공급 차질, 예산낭비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 도가 재반박하고 있다.
향후 도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농어촌공사, 농림부 등과 마찰이 불가피, 가시밭길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은 2일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가 추진하고 보령호 역간척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사업단이 내세운 논리는 농업용수 공급차질과 이미 투자된 예산 낭비 우려다.
이에 따르면 공사는 홍성 5041ha, 보령 3059ha 등을 중심으로 농업용수개발, 배수개선 등 농업생산기반정비를 하는 ‘홍보지구 대단위 농업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의 계획대로 보령호에 해수유통을 통한 역간척이 시행될 경우 농업용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공사의 입장이다.
보령호 농업용수 필요량은 1551만t이며 이는 1개소 건설에 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200만t 규모 저수지 8개에 해당한다.
사업단은 또 역간척 시 지금까지 보령호에 투자된 방조제, 배수장, 양수장, 용수로 및 수질개선에 투자된 사업비 2350억원이 낭비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법률적 문제도 있을 것으로 공사는 판단하고 있다.
공유수면매립법에 따라 농어촌개발매립사업에 해당하는 보령호는 준공일로부터 5년간 매립목적을 변경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때문에 특별법 제정 없이 현행법으로는 역간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사 주장이다.
한광석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장은 “모든 계획수립에는 장단점이 있고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충남도 역간척 발표와 관련해 공사와 전혀 소통이 없었고 해수유통 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없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도의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재반박하고 있다.
농업용수 공급차질, 예산낭비, 법률적 문제 등 공사 측 주장에 대해 대안이 있거나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농업용수 공급의 경우 도는 보령호 유역에 영농기 기준으로 1일 11만t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과 운영중인 금강물관리협의체에서 충분히 상의하고 이미 구축된 금강~보령댐 도수로 등을 이용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예산낭비 우려에 대해서는 공사 측이 주장하는 2350억원이 터무니 없다는 주장이다.
역간척을 진행해도 이미 구축된 시설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낭비된 예산은 공사 측이 주장한 금액의 31% 가량인 방조제 구축비용 749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법률적 문제와 관련해서도 향후 입법과정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자평이다.
도 관계자는 “보령호 역간척과 관련해 주민들 의견수렴 과정에서 반대 여론이 없었으며 농어촌공사가 걱정하는 점은 충분히 해결가능한 문제”라며 “사업상 문제보다 현 세대에게는 미래를 위해서 개발보다는 바다가 필요하다”고 역간척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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