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1시 대전시청 주차장에서 만난 주차요원 조모(58)씨는 분주했다. 이날 대전의 수은주는 32도까지 치솟았다.
그는 하얀 장갑에 유니폼을 입고 차들을 주시했다. 빠른 주차를 위해 조씨는 “삑삑” 호루라기를 힘차게 불었다.
더운 날씨에 땀이 주르륵 흘렀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자신의 얼굴이 밝아야 시청을 찾는 사람들도 즐겁단다.
조씨가 호루라기를 불며 뛰어갔다. 한 승용차가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대려고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장애인 주차구역이라서 다른 곳에 주차하셔야 합니다.” 잠깐 뛰었을 뿐인데 조씨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저 멀리 이중주차를 하려는 차를 보자 조씨는 또 뛰었다.
조씨는 “무더위가 찾아와 너무 덥고 힘들지만 아이의 엄마라는 마음으로 꿋꿋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구 대전고용센터 앞에선 할머니 3명이 전단지를 분주하게 나눠주고 있었다. 할머니들은 전단지 한 장, 한 장을 “고맙다”는 말과 함께 시민들에게 건넸다. 병원비에서부터 생활비마련 등 할머니들이 거리에 나온 이유는 다양했다.
최모(69) 할머니는 “날 더운데 힘은 많이 들지만 전단지라도 돌려서 용돈벌이라도 해야 자식들에게 손을 안 벌린다”며 “돈 벌어서 병원비에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던 할머니도 입을 뗐다. 이모(75) 할머니는 “전단지 돌리는 일도 매일 있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못 할 때가 있다”며 “덥더라도 생계를 위해 열심히 전단지를 돌려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자리를 옮겨 오후 2시 중구 한 공사현장. 복합상가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은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었다. 목에 물을 적신 수건을 두르고 팔에는 쿨토시를 했지만 더위를 피하긴 역부족이었다.
그 중에서도 샷시를 절단하고 용접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는 땀을 비 오듯 쏟아내며 일을 하고 있었다. 기자가 다가가 말을 걸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그는 말을 꺼내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김모(50)씨는 “보다시피 여름에 용접을 하면 더운 게 아니라 뜨거운 정도지만 날이 덥든, 춥든 가족 생각을 하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김기홍 기자 himawari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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