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시됐던 후보지 우수한 평가에도 민원 때문에 급조된 대체 부지에 밀려
부지 매입 비용도 2배 이상 비싼 곳을 선택... 민원에 ‘왔다 갔다’하는 불신 행정 초래
세종시립도서관 최종 후보지를 놓고 불공정한 심사와 불필요한 혈세 낭비 등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수한 평가 결과에도, 유력시됐던 후보지가 부지 매입비가 2배 이상 더 드는 경쟁 부지에 밀리면서 세종시 행정력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는 실정이다.
1일 시에 따르면 부지 선정 과정부터 말이 많았던 세종시립도서관이 지난 6월 말 1-1생활권인 고운동으로 확정된 가운데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뒷말이 무성하다.
애초부터 신도시 간 주민들이 서로의 생활권에 도서관 건립을 요구하는 등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돼 오면서, 시는 연구용역 평가 등을 비공개로 할 정도로 신중을 기해왔다. 여러 차례 진행했던 연구용역 등에서 4생활권이 교통입지와 부지규모 등 여러 평가 항목 등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경쟁했던 1생활권 주민들이 ‘우리집 앞으로 와야 한다’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한동안 혼란을 거듭했다.
급기야 시가 당초 후보지였던 1-1생활권 내 기존 부지를 제외하고 1생활권 내 다른 대체 부지를 4생활권 부지와 경쟁 대상으로 올렸고 평가 결과, 유력시됐던 4생활권 부지가 탈락했다.
그것도 4생활권 부지 토지 매입비용의 두 배를 넘는 50억원을 들여 1생활권의 비싼 부지를 최종 후보지로 결정한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후보지로 압축됐던 1-1생활권(저밀주거용지)과 4-1생활권(유보지) 평가결과를 보면, 1-1생활권은 입지적 접근성과 건축적 가능성, 부지규모 적정성 등 3개 항목에서 ‘우수’를 받았고, 시설 간 연계성, 교통시설 적합성, 환경적 쾌적성, 법령의 적법성에서 양호(4개), 유사시설 중복성, 변화 대응성, 사업추진 용이성 보통(3개)을 받았다.
4-1생활권 후보지였던 상업용지는 건축적 가능성과 교통시설 적합성, 부지규모 적정성, 환경적 쾌적성 등 4개 항목에서 우수, 입지적 접근성, 시설간 연계성, 유사시설 중복성, 변화대응성, 법령의 적법성에서 양호(5개), 사업추진 용이성에서 보통(1개) 평가를 받았다.
4생활권이 ‘우수와 양호’ 평가가 더 많았지만, 시는 부지매입비용도 두 배 이상 비싸고 평가 항목에서도 뒤진 1생활권을 택했다. 이미 부지를 정해놓고 짜맞추기식으로 진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1생활권에는 큰 목소리를 낼 입주민들이 많지만, 3ㆍ4생활권에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광역행정이 민원에 휘둘린 전형적인 본보기라는 혹평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이미 1생활권에는 국립도서관과 복합커뮤니티센터에 여러 도서관이 있고, 이해찬 국회의원이 공약으로 제시한 어린이도서관도 1생활권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의 결정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시 관계자는 “4생활권 부지 매입 비용도 20억원이 넘는 등 주민 의견과 여러 판단에 따라 후보지를 결정했을 뿐,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평가 기준도 용역 시작단계에서부터 점수제가 이닌 등급제를 전제로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 세종시립도서관 후보지로 낙점됐던 2안: 1-1생활권(저밀주거용지), 4안: 4-1생활권(상업용지) 검토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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