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안 갑천친수구역 조성사업이 또 다시 지연될 상황에 놓였다.
시의 독촉 공문에도 불구하고, 생태주거단지 구상에 대한 대안연구를 의뢰 받은 충북대 반영운 교수팀이 당초 합의한 기간 까지 대안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
당초 지난 6월 갑천친수구역 개발 백지화 시민대책위원회와 시는 7월 22일까지 ‘토지이용계획을 포함한 대안의 기본 구상 내용을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 민·관 검토위원회에 내놓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사업계획 대안 마련을 위한 원칙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시는 생태주거단지 구상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온 반 교수팀의 최종 구상안이 접수되면 시민대책위와 사업추진기관이 추천한 전문가 각각 2명 등 4명이 검토보고서를 검증하는 작업을 벌여 타당성이 확인될 경우 최종 대안을 만들어 대전시장에게 보고한 뒤 행정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에도 불구, 갑천친수구역 환경파괴 논란 등의 해소를 위해 의뢰한 생태주거단지 구상안이 지난 22일까지 제출되지 않자 시는 지난 29일까지 사업계획(대안) 제시를 촉구하며 민·관검토위원회에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시가 지난 25일 발송한 이 공문에는 ‘11개 지역 주요경체단체로 구성된 대전세종충남 경제단체협의회에서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으며, 시민들도 사업 추진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 측은 재촉 공문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시민대책위 한 인사는 “생태주거단지 구상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온 반 교수팀이 민관검토위원 누가 보더라도 대안이 충분히 기존 안보다 좋다라고 평가될 수 있는 안을 제출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시에서 시민대책위 측으로 보내온 공문에 담긴 지역사회 요구라는 게 결국 건설업체의 요구인데 공공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이들의 요구로 재촉을 한다는 게 우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시는 경제단체들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답보상태인 갑천 친수구역 조성사업 조속 추진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시민대책위 측에 또 다시 공문을 발송해 재촉구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단체 쪽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려고 하는데 아직 의견을 주지 않아서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의견이 제출되면 도시공사에서 사업타당성 분석을 해야 하는데, 셀프분석이라는 의견이 있어 제3의 평가기관에 의뢰해 절충안이든 더 좋은 안을 선택하든 다듬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갑천친수구역 조성사업은 대전 서구 도안동과 유성구 원신흥동 일원의 갑천변 93만 4000㎡에 사업비 5384억 원을 투입해 생태호수공원과 5240가구 규모의 주택용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보상이 93% 진행됐지만 대안 검토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실시설계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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