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전산단 입주기업 회원들을 대표하는 대전산단협회 김종민 회장<사진>을 찾아 재생사업 전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40여 년 대전산단의 역사를 뒤로 하고 재생사업 이후를 내다봐야 하는 산단협회장으로서 남다른 고민의 깊이가 느껴졌다.
김 회장이 그리는 산단의 미래는 크게 '인큐베이터 역할론'과 '문화'로 집약된다.
김 회장은 “대전산단은 용지부족 문제 등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입주한다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며 “산단에 입주하는 작은 기업들을 성장시켜 내보내는 기업의 인큐베이터(incubator)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들어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새로운 업종의 작은 기업들이 산단에 입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독특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기업과 기업인들을 규합해서 또 다른 종류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이업종 모임 등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사업을 통해 대전산단이 현대화되고 연구·업무·지원 중심으로 변화한다면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산업이 산단에 입주하고 산·학·연 협동공간으로 산단이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산단과 지역 간 소통을 강조하며 문화를 열쇠말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그간 대전산단은 대전경제발전의 한축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이 강했지만 노후화되고 열악한 환경 등으로 도시와 뚝 떨어진 채 단절된 측면도 있었다”고 진단한 뒤 “대전시민 누구나 산단과 쉽게 접촉하고 관심을 갖게 하려면 산단에 문화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폐허가 된 산단에 아주 기발한 건축물을 세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해외사례도 있다”거나 “대전산단 내 기업 하나하나가 역사고 문화다. 작은 규모의 공장을 견학하면서 누군가는 '나도 기업의 사장이 될 수 있겠다. 기계 한대로 시작해 열심히 일하다보면 다섯대, 열대로 늘려나갈 수 있겠다'라는 기업가 마인드를 갖게 되지 않겠느냐”며 산단 문화론을 펼쳤다.
이어 “앞으로의 산단은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에 마구 공장을 집어넣는 형태가 아니라 산업과 상업, 업무, 주거, 물류가 포함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해석돼야 한다”면서 “지리적으로 대전의 중심에 위치한 대전산단이야말로 이번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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