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대상 제외요구 정부 외면 불만
민간부분 과도제한 반응도 충남도 파장 예의주시
헌법재판소가 28일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충남 농수축산업계가 일제히 우려를 쏟아냈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자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농수축산물 소비 위축으로 지역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정부가 농수축산물 가격이나 현장 현실을 도외시하고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민간영역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는 비판도 감지되고 있다.
김영란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부정청탁으로 규정하고 14개 조항 가운데 지역 농수축산업계가 가장 심각히 우려하는 부분은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규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법이 시행되는 9월말부터 1인당 사용액이 3만원으로 제한된 이른바 ‘3만원 카드’가 기관별로 등장할 것이라는 촌평이다.
접대와 회식이 많이 이뤄지는 식당가에도 3만원 짜리 ‘김영란 세트’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5만원 한도 선물’ 규정에 따라 한우, 굴비, 인삼 등 선물세트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전ㆍ세종ㆍ충남한우협회 관계자는 “우리 조합원들은 한우만 취급하기 때문에 기본 가격대가 있는데 김영란법을 시행하면 소비도 안 되고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가격 경쟁력에 따라 판매량이 좌지우지되는 시장원리로 볼 때 국산이 수입산에 크게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국 최대 축산단지인 홍성에서 돼지를 키우는 A씨는 “이날 헌재의 합헌결정은 그동안 법 적용대상에서 농수축산물을 제외해달라는 농민의 요구를 정부가 무시한 것”이라며 “김영란법을 통해서 투명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이것 때문에 농민들이 다 죽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수산업계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서산 간월도 어촌계장 B씨는 “회 1㎏가 김영란법 식사 제공한도인 3만원이 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사회에서 밥은 서로 정으로 먹는 것인데 정부가 너무 과도하게 규제를 하는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불평했다.
농수축산업계는 물론 지역 식당가와 유흥업소 등도 김영란법 시행으로 손님 감소 등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충남도 역시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수축산업이 지역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경우 도 전체적인 손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사실 도차원에서 법시행으로 손실을 입는 업계에 직접적인 보상을 해줄 근거는 없다”며 “지역 농수축산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적용 대상에서 이를 제외하는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등의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강제일ㆍ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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