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상공인 “매출 하락 걱정”한숨
대전시가 시청 북문 앞 일원에 1㎞에 달하는 지하상가 건설 추진을 검토하면서 인근 자영업자들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로 가라앉은 소비심리 탓에 매출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지하상가까지 만들어진다면 매출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30일 민간사업자의 제안으로 은하수네거리~시청역네거리 1km 구간에 연면적 4만 314㎡, 총연장 952m 규모의 지하상가 건설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간사업자(한밭개발산업)가 제시한 지하 상가건설 개발 제안현황을 살펴보면 이 지하상가는 지하 1~2층으로, 1층 517개의 상가와 보행로를 조성하고, 2층은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간 사업자는 3000여억원의 건설비를 투자하고, 소유권을 지자체에 넘겨 운영권 수익을 남기는 BTO 방식으로 추진한다. 현재 시는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개발 제안현황이 시에 접수되자 인근 상인들은 매출하락 걱정에 따른 볼멘 목소리와 함께 집단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세월호 사태부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매년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고, 이후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져서다.
사업 추진 예정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 중인 정모(38)씨는 “지하상가가 만들어진다면 여름이나 겨울에 모두 아래로 내려가 나 같이 작은 옷가게를 하는 영세 상인들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역 외식업계도 같은 반응이다. 검토 중인 지하상가에 식당이라도 들어설까 좌불안석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서구지부 관계자는 “장사라는 게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이뤄지는데 지하로 몰리게 되면 지상에 있는 업체들은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이번 검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더 고민이 크다.
서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모(44)씨는 “은행동에 지하상가가 있는데 굳이 상권이 자리 잡은 시청 인근에 만든다면 장사하는 사람들은 매출에 분명한 타격을 입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2013년 동구 삼성네거리~원동네거리 일원 지하상가 건립 당시 보행자 통행 지장과 상가 미분양 시 지역경제 악영향 우려로 취소된 바 있어 앞으로 대전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방원기·김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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