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의원의 개정안에 두 번째 시도에도 지역 의원들 무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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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침묵하고 있다.
특히, 더민주내 충청권 의원들이 입을 닫고 있다.
국토균형발전을 당의 철학과 가치로 삼으면서도 규제 완화를 위한 당내 수도권 지역 의원들의 잇단 시도에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지난 18일 장성호 의원(경기도 양주)이 수도권 정비계획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고, 이 개정안에 대표급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경기 의정부갑) 등 더민주 의원 6명이 참여한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갑)이 원내부대표인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분당을) 등 더민주 의원 8명과 수도권 정비계획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냈다.
소 의원의 법안은 “선진국이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지식·문화·산업 등의 중심지로 발전하려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가균형발전법에 적용되는 성장촉진지역과 특수상황지역·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의 반환공여구역 등을 ‘정비발전지구’로 도입,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야당 의원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촉구한 것은 지난 2006년 옛 열린우리당 정장선 전 의원 이후 10년만의 일로, 이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수도권에서는 규제 완화의 야욕을 감추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수도권과 가장 인접한 충청권에 기업 유턴 등 경제에 직접적 피해를 안기는데도 지역 의원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천안시는 지난 3년간 536개 기업을 유치한 가운데 수도권 기업은 8개에 불과하고, 2013년 1개 2014년은 전무한 실정이다.
충청권에 본교를 둔 대학들이 ‘미군공여지역’을 앞세운 경기도의 대학 유치에 현혹된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2016년 경제정책방향’ 등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 시도엔 날선 대립각을 세웠던 더민주 지역 의원들이나 시·도당의 모습은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4.13 총선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충청권 후보들과의 결의문을 통해 수도권 규제를 원상복구하겠다고 다짐했던 더민주다.
왜 이럴까. 달라진 당의 사정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민주의 지역구 의원 109명 가운데 수도권 의원이 81명이나 된다. 비수도권에 비해 3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선거에서 호남을 내줬지만, 경기도 등 수도권의 압승으로 잠시나마 제1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더민주로서는 당의 철학과 가치이자 현 대표가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도 당내 반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모두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도 한 이유로 해석된다.
규제 완화에 주자마다 다소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후보의 경우, 수도권 규제 완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때문에 지방의원들 사이에서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현 지도부와 지역 의원들이 침묵하면서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대응하기에는 적잖이 부담스러운 탓이다. 각 지방의회가 현재 회기 중임에도 서명하나 없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완화 이슈는 내년 대선이 임박할수록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결 양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하며 “그러나 현 우리 당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전처럼 강하게 반발키는 어렵다. 최근 이시종 충북지사가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수도권 정당이냐고 푸념한 것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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