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원들 환경부의 흡입독성 검증·유해성 검토 미실시 질타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의 현장조사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가급기 살균제 피해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인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등이 세종시에 있는 이유에서다.
특위는 이날 세종청사 국회회의실 등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환경부와 고용부가 어떤 대책을 취하고, 그 대책이 늦어진 이유를 질의했다.
야당 추천으로 참여한 외부 전문가인 더민주 장하나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책연구기관들이 15년전부터 살생물제법을 도입하라고 요구했지만 환경부의 법제화 움직임이 없었다”며 “1996년 PHMG와 2003년 PMG가 사업장에서 스프레이 형태로 쓰이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환경부는 흡입독성 검증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여당에서 추천한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문은숙 제품안전의장도 “CMIT·MIT 등이 유해성 심사 면제 물질이더라도 정부는 추가로 심사를 결정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환경부가 이를 외면했다. 환경부는 2009년 MIT 등을 어린이유해성인자에는 포함시키고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만 유해성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추궁했다.
우원식 위원장도 유독물질인 PHMG가 일반소비자를 위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에 사용되는 것을 알고도 환경부가 유해성 심사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이정섭 환경부 차관은 이런 지적에 대해 “2011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부상된 당시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 제정이 화두였고, 그 안에 살생물제 관리내용도 포함시키려고 했었다”며 “사업장에 사용되는 유독물질은 고용노동부 소관이다. 2005년 가습기살균제에 PHMG와 MIT가 사용될 때는 신규물질이 아닌 기존물질이라 추가로 유해성 심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에서 추천한 안종주 경기대 환경보건학 초빙교수는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망자가 발생한 뒤에도 환경부가 원인 규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오히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밝힐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한술 더떠 “미국 환경청은 1998년 MIT를 장기적으로 흡입하면 비염이 발생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었다”며 “한국 정부도 지난해부터 폐 이외 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 결과를 8월 중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특위 질의는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회의에 앞서 “전문가 대부분이 언론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회의 내용이 공개되면) 제대로 된 질의가 불가능하다”라면서 비공개를 요청했고, 여야 간사단 합의로 일부 질의 후 비공개 진행으로 이뤄진 것.
때문에 가습기 피해자 유족들의 거센 항의도 일어났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발생한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국민이 알아야하는 사항인데도 비공개로 하는 것은 납득키 어렵다는 게 유족들의 입장이었다.
한편, 특위는 26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이어가며, 27일에는 서울에서 살균제 가해 기업으로 지목된 회사들을 찾을 예정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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