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요크의 국립철도박물관 전경 모습. |
국토부, 과열경쟁 이유로 공모방식 배제 결정
자체방식, 정치적 영향력 등 단점보완 필요성
정부가 과열경쟁을 이유로 국립철도박물관 건설사업에 대한 공모방식 폐지를 결정했지만 ‘정치적 입김’에 의한 입지 선정 우려는 더 증폭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현재 추진 중인 국립철도박물관 입지선정 때 공모방식으로 하지 않고 올해 안에 지자체 과열경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뒤 최종입지를 선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최적 입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지 수요조사 결과 모두 11곳에서 신청서를 냈다. 유치 희망 지자체는 대전과 청주를 비롯해 세종, 의왕, 부산, 울산, 원주, 군산, 나주, 포항, 창원 등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쟁적으로 유치활동에 나서면서 향후 불필요한 지역간 갈등이 우려됨에 따라 지자체로부터 사업제안서를 받아 최적 입지를 선정하는 ‘공모 방식’은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따라서 국토부는 진행 중인 연구용역을 통해 각 전문가 의견수렴 후 박물관 건립 뒤 운영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연내에 마련, 최종 입지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지난 22일 박민우 철도국장 주재로 지자체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정부의 입장과 향후 추진계획을 전달했다.
박 국장은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이 그동안의 국내 철도산업 발전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 고취는 물론, 외국 정부와 기업에 우리나라 철도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해 왔다”면서 “관련 지자체에서도 과도한 유치경쟁을 자제하고 국익 관점에서 대승적으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모방식이 폐지되면서 국립철도박물관의 입지 선정은 국토부의 자체방식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정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정치적 영향력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지정방식은 지역간 과열을 최소화하고 행정력 낭비를 해소하는 등 공모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지만 정치적 영향력에 의한 입지 선정, 지역간 차별 등 심각한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국립항공박물관(경기 김포)과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에 대해 자체 방식으로 선정했으며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인천 송도)과 국립산악박물관(강원 속초)은 공모방식으로 입지를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역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지자체간 과열 경쟁을 이유로 공모방식을 배제하는 것의 이면에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최근 의왕시의 철도박물관 리모델링 논란이 불거진 직후 지자체 관계자들을 불러 일방적 통보 결정은 지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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