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준공 25년 이상 노후공동주택 8000세대
“내력벽 철거 등 안정성 기준과 기본계획 마련돼야”
#1 대전 서구 탄방동의 한 뷔페음식점은 2014년 수직증축을 추진해 지금은 결혼식장까지 갖춘 전문 웨딩빌딩이 됐다. 당초 지상 4층에 5층 옥상을 사무실로 사용하던 것에서 2개 층을 수직 증축해 지금은 종전보다 연면적 1800㎡를 더 확보한 6층 빌딩이 됐다.
#2 서구 둔산동의 또다른 상업빌딩은 지상 6층 규모에서 지상 8층 규모로 수직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2개 층 증축을 통해 건축연면적은 1만8112㎡에서 2만2463㎡까지 종전보다 24% 증가할 예정으로 대신 지하주차장에 주차공간은 186대에서 227대까지 확장하는 조건으로 허가됐다.
기술개발과 제도적 정비에 힘입어 기존 건축물의 수직증축이 재건축 등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노후 공동주택에 리모델링은 제도마련 5년이 지나도록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수직 증축 시 세대간 안정성 확보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지자체 차원에서 노후 공동주택리모델링을 유도할 기본계획 수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입법예고를 통해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안전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세대 간 내력벽 일부 철거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리모델링 가능한 곳과 사업종류 등을 해당 지자체가 결정ㆍ통보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안전 B등급 이상(수직증축 가능)과 C등급(증축 가능) 그리고 D등급(증축 불가)을 각각 구분했다.
이에따라 지역에서도 노후 아파트에 대한 리모델링에 관심이 모이고 있으나 리모델링을 위한 조합을 구성하거나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아파트가 밀집한 대전 서구에 236개 단지 11만3886세대 중 58개(25%) 단지 5만4390세대(48%)가 준공 20년을 초과했고, 20개(9%) 단지 2118세대(2%)는 준공 30년을 넘어섰다.
2012년 공동주택에 세대수 증가 증축을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수직증축까지 허용됐지만, 지역에서 이같은 리모델링 움직임은 아직 없다.
서울시와 경기도 성남ㆍ수원시는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계획안을 마련해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대전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준비하는 한 주민은 “주차장 부족하고 녹물이 나오는 노후아파트를 재건축하지 않고 세대수 확대형 리모델링을 통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모델링 추진 시 조합 구성과 지자체 역할에 대한 기본계획이 우리 지역에 없어 추진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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