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여권 균열 우려
당 대표에 비해 인기가 시들해 ‘마이너리그’가 불렸던 새누리당 최고위원 선거 구도가 친박계의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 이후 요동 치고 있다.
특히 충청 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충청대망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충청 여권의 분열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유민봉, 최연혜 의원 등 비례대표를 포함해 충청권 새누리당 의원은 모두 16명.
이 가운데 정용기(중립성향, 대전 대덕), 이장우(친박계, 대전 동구) 의원에 이어 24일 최연혜 원(친박계,비례)이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최 의원은 여성 몫 최고위원을 내다보고 나온 것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중 여성 1명은 득표 순위에 관계없이 최고위원이 된다.
전체 충청 의원 16명 가운데 18.7%가 최고위원직에 도전장을 내 충청이 새누리당 계파 대리전을 치른다는 말도 나온다.
충청 여권은 중앙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충청 정치의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시각속에서도 자칫 내홍으로 인한 ‘공멸’을 가져오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청 의원들은 지난 20일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최고위원 단일화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25일 의원회관 제1간담회장에서 다시 회동을 할 예정이다.
20일 오찬 회동에선 아무 언급이 없던 최연혜 의원의 불쑥 출사표를 던지자 친박계의 교통 정리 차원의 출마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강석호, 함진규, 조원진, 이은재 의원에 이어 충청권의 정용기, 이장우, 최연혜 의원에 이어 3선의 홍문표 의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럴 경우 8명의 후보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충청 의원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8·9 전대는 크게 당원·대의원 현장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서 최종 결과를 환산한다.
전대 선거인단 규모는 약 34만명으로 투표율을 30%라고 가정한다면 약 10만명이 투표를 하는 셈이다.
충청표는 인구 비율에 따라 10%인 1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최고위원은 1인 2표제 투표 방식으로 2만표가 되는 셈이다.
반면 비박계의 강석호 의원은 비박계 영남권, 조원진 의원은 친박계 영남권, 함진규 의원은 수도권 친박계에서 각기 단수 후보로 나와 해당 지역 표 획득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표는 10만표에 7분의 3을 곱한 약 4만3000표가 된다. 이를 지지율에 따라 후보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여론조사 응답자 한 명당 약 14표를 행사하는 셈이다.
지난 2014년 전대에서 이인제 당시 후보는 현장투표에서는 적은 표를 얻었지만, 여론조사에서 김무성 당시 후보에 이어 2등을 차지하면서 전체 4등에 올라 최고위원이 됐다.
이인제 전 의원처럼 인지도가 높은 충청 의원은 없어 여론조사 표 획득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충청의 한 의원은 “친박계가 당 대표에 출마하는 유력 후보가 없음에 따라 최고위원직으로 눈높이를 낮춰 친박 의원들을 대거 출마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충청권에서 유독 후보군들이 많이 나옴에 따라 전당대회 이후 여러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우려감을 제기했다.
서울=황명수·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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