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저금리 정책에 가장 뚜렷한 변화신호를 보이는 곳이 법원 부동산경매 시장이다. 올 상반기 법원 부동산 경매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반대로 낙찰가율 상승 및 응찰자수 증가로 인해 저가매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전도 지난달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수가 전국 두번째 많았고 낙찰가율은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6월 지역 부동산 경매시장이 전체 경매건수는 감소하고 낙찰가율의 상승과 응찰자수 증가라는 변화를 맞고 있다.
24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의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법원 경매 진행 건수는 총 6만7245건으로 작년 상반기(8만359건)보다 1만3000건(16.3%) 감소했다.
역대 경매 건수를 기록한 작년 상반기보다 올해 더 줄어든 것으로 이런 추세가 하반기까지 진행된다면 역대 최저경매 건수를 기록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경매물건 감소 현상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며 “물건 감소는 상대적으로 낙찰가율 상승 및 경쟁률 상승과 이어지며 경매의 매력인 저가매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매에 나올 물건이 저금리 정책에 힘입어 시장에서 인위적으로 흡수된다는 의미로 경매물건 감소에 낙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6월 평균 응찰자수는 4.5명으로 지난 2015년 3월 기록한 역대최고치 4.5명과 동률을 이뤘다.
이 와중에 대전에서는 경매에 부친 주거시설 낙찰경쟁이 지난 4년 2개월만에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월 대전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5.5% 이상 상승하며 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거시설 법원경매는 94건 진행돼 이 중 46건이 낙찰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액)은 90.6%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96.5%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90% 이상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대전 법원 부동산경매에서 낙찰가율 상승을 이끈 것은 단독주택의 힘이었다.
6월 대전 주거시설 낙찰가율 상위 1~6위 모두 단독주택으로 낙찰가율 103~130% 등을 기록하며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동구 인동 어진마을아파트(36.7㎡) 경매에 28명의 응찰자가 몰려 대전 최다응찰자 물건이 됐고, 동구 가양동 대주파크빌의 한 세대는 24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평가액에 101% 금액으로 낙찰됐다.
충남과 충북의 부동산 경매에서도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 7개월 연속 70%대 낙찰가율을 기록하던 충남지역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이 6월 들어 전월대비 4.3%p 상승하며 82.4%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월 83% 기록한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충북에서는 6월 주거시설 121건이 경매 진행돼 이 중 54건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전월대비 2.9%p 상승한 80.7%를 기록했다.
반대로 같은 부동산경매에서 토지 낙찰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조정세를 보였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서울권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전월대비 2.3%p 하락한 63.5%를 기록했다.
광역시에서도 부산을 제외한 4개 광역시 낙찰가율이 모두 하락해 평균 98.4%를 보였다.
대전은 6월 낙찰가율이 55%를 기록하며 전달대비 18.8%p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충남 토지 낙찰가율 역시 59.9%를 보이며 전달보다 1.1%p 하락, 충북은 낙찰가율 80.5% 속에 전달보다 17.7%p 떨어졌다.
이같은 주택 부동산경매 인기는 저금리에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경매 쪽에 관심이 쏠린 데다 신규 주택 공급 부족해지면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올 전반기 경매물건 16% 감소에 대해 이 선임연구원은 “경기 선순환으로 인해 경매 물건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긍정적이지만, 경기불황 속에 인위적인 금리인하 여파로 시장에 풀려야 할 물건들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향후 물건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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