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지도부를 뽑는 8·9 전당대회를 3주 앞두고 녹취가 폭로되면서, 차기 당권 경쟁에 영향력을 미칠려는 의도라며 친박과 비박의 진흙탕 싸움이 커지는 모양새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총선 당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출마 지역 변경을 종용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자 비박계는 친박을 향해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혁신비대위가 법률 검토를 거쳐 검찰에 고발해 파장을 최소화하자고 주장했다.
친박계가 지역구 변경을 ‘권유’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권한이 없는 사람들이 공천관리를 한 것은 그 자체가 문제라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전대가 코앞으로 서청원 의원이 당대표 출마에 기울어 있던 시점에 터진 데에는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했다는 게 친박측의 의심이다.
서청원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지역구와 관련해서 이런 논란이 벌어져 심려를 끼친 데 송구하다”면서도 “음습한 공작정치의 냄새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계는 김성회 전 의원이 “유도 질문을 했다”고 보고 있다.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통화 상대에게 “대통령의 뜻이냐”라는 취지의 확인 질문을 계속 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일부 매체를 통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점도 친박 핵심 녹취 파문과 같은 맥락에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의 결정적 약점을 공개해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비박계 개입설에 대해 비박계 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키를 쥐고 있는 김 전 의원은 녹취 보도 이후 잠행, 논란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수일 더 상황을 지켜보고 다음주 중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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