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정부의 대기업기준 상향조정 ‘우려’

  • 경제/과학
  • 지역경제

중소기업계, 정부의 대기업기준 상향조정 ‘우려’

  • 승인 2016-07-19 18:12
  • 신문게재 2016-07-19 7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12개 중기단체 공정거래법 개정안 의견서 제출

대기업지정기준 완화되면 골목상권 침해 가능성


범(汎)중소기업계가 대기업집단 지정 자산기준 10조원 상향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개정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벤처기업협회 등 12개 중소기업단체는 19일 공동으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정관련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13일 입법예고한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시행령개정안’은 대기업집단 지정 자산기준을 현행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대기업집단의 범위에서 공기업집단을 제외하는 게 핵심이다.

공정위 개정안이 이대로 확정되면 65개 대기업집단 중 절반이 넘는 37개집단(공기업 12개포함) 618개 계열사가 대기업 기준에서 벗어나 계열사 간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이 가능해진다.

중소기업계의 우려는 여기서 시작된다. 한 그룹 내에서 A사→B사→C사→A사 형태로 연결구조를 보이는 순환출자는 장부상자금 즉 ‘가공자본’이 부풀려지면서 그룹 총수는 적은 지분으로도 여러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한다.

나아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일감몰아주기, 독과점시장 형성 등의 폐해로 이어져 정부는 2014년 7월 신규순환출자금지제도를 도입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집단이 이같은 제한에서 풀려나는 건 경제민주화에 역행할뿐 아니라 영세 골목상권이나 공공조달시장 등 중소기업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격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대기업집단 기준을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상향하자 지정해제된 일부 대기업집단이 위장 중소기업을 설립하고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한 사례가 있다.

또 이번 개정안이 유통산업발전법,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등 38개 관련법에 원용됨에 따라 지정해제되는 대기업집단이 준대규모 점포나 공공소프트웨어 조달시장 참여제한 등의 규제에서 벗어나 골목상권을 침해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중기단체들이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하되 신산업 및 해외시장 진출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는 초기 대기업집단(5조∼10조원)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대기업집단 지정기준 상향이 신산업진출 등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영세 골목상권으로 진출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터준 것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대기업집단의 경제력집중을 견제하고 생계형 업종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