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선도로인데 3차선까지 주정차로 사용되면 나머지 차량은 어떻게 지나가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18일 밤 학원ㆍ과외반이 밀집한 대전 둔산동 학원가(둔산남로 91번길) 왕복 4차선 도로. 학생들을 태우기 위한 노란색 셔틀버스가 도로를 점령해 이곳을 지나는 자동차들과 주정차 차량들로 아수라장이다.
20~30미터 거리에 20~30대의 자동차와 학원차량들이 늘어서 있고, 곳곳에선 클랙슨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차량으로 뒤엉킨 거리에 버스를 타기 위한 승객들은 도로 2차선까지 내려가 버스 승하차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둔산동 학원가 주변이 극심한 교통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둔산경찰서ㆍ서구청에 따르면 학원가 불법 차량들로 하루 평균 10건이 넘는 교통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밤마다 이 일대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차와 사람으로 뒤섞인 도로로 불만을 터트리고 있지만 실제 단속은 전무하다.
주정차 단속이 오후 6시면 끝이나면서 밤 9시부터 시작되는 학원생들을 실어나르는 위해 도로를 점거하는 차량들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구청이 둔산동 학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차단속은 지난해 4491건, 올해 현재까지 1981건이지만 모두 오후 6시 이전에 이뤄졌다.
여기에 학원 운영 시간이 대중교통 운행시간보다 늦게 끝나는 것도 한 이유다.
대전시 교육청 학원조례에는 중학생은 오후 11시까지, 고등학생은 자정까지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이 시간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은 오후 10시 30분이면 끊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수가 없다.
학원가는 이들 학생들을 위해 학원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원이 발생할때마다 특별 단속을 하는 일회성 단속에 그치지 않고 상시 주정차 단속을 실시하거나 감시카메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과 이지역을 오가는 주민들을 위해 주차방지용 봉 설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둔산경찰서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과태료 처분에 관한 권한이 구청에 있기 때문에 불법주차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지자체로 보내는 게 전부”라며 “지자체와 합동단속을 통한 협업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불법주차 근절에 관한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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