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보다 열악한 국내 연구자 대우와 처우”
국내 이공계 두뇌유출(Brain Drain)의 원인으로 ‘연구자의 열악한 대우와 처우’가 꼽혔다.
BRIC(생물학정보연구센터)이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이공계 박사 또는 박사 졸업 예정자 1005명을 대상으로 ‘만약 앞으로 1년 안에 다른 취업기관을 찾아야 한다면, 국내외 중 어느 곳을 우선으로 두겠느냐’라는 질문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7%가 ‘해외에서 취업자리를 우선으로 찾겠다’고 대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 중 31%는 국내 취업자리를 선호했으며, 22%는 ‘어느 곳도 상관없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이공계 두뇌들이 국내 취업보다는 국외 취업을 선호해 국외로의 인력 유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해외 취업을 원한 응답자(470명)는 ‘연구시설, 연구환경 등 전반적인 연구 인프라가 더 좋기 때문(42%)’, ‘처우와 대우가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30%)’이라고 이유를 말했다.
이 밖에도 설문조사 대상자 중 현재 해외 거주자(315명)에게 해외 거주 연구활동에 가장 만족하는 부분을 묻자 ‘자유 연구 주제 설정과 연구 독립성 보장(29%)’, ‘연구자의 대우와 처우(23%)’, ‘연구 기반 시설과 인프라(22%)’라고 답했다.
또 해외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연구자(301명)는 해외 연구에 가장 만족했던 부분을 ‘연구자의 대우와 처우’로 꼽았다.
설문조사 대상자들은 이공계 두뇌유출 과학계 현상이 심화되는 원인을 ‘지나친 단기 실적주의와 연구 독립성 보장의 어려움’, ‘국내 일자리 부족’, ‘선진국보다 열악한 처우’ 등으로 보았다.
두뇌 유출을 막고자 정부와 한계가 중점 둬야 할 사항으로는 ‘안정적인 일자리 확대’, ‘선진국 수준의 대우와 보수’, ‘안정적인 연구비 확대’ 등이 꼽혔다.
설문에 참가한 한 연구자는 “국가 예산 부족을 근거로 연구개발(R&D)을 받는 사람 수, 연구비 액수 등이 줄고 있고 석박사 이상급의 고학력 인재를 3개월씩 기간제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놀라운 국내 근무 환경에서 한국에 남아있고 싶어하는 두뇌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자는 “연구 주제는 실용적인 것, 상품이 되는 것 에만 집중돼 있는 게 국내의 현실”이라며 “기술과 과학이 공생하지 못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아 국내 과학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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