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교육청사. 연합뉴스 제공. |
학교 통폐합과 공동학구 지정 등 학부모 반발로 지지부진
학교경영계획서 표절 자체감사 민낯 그대로 드러내
세종교육청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안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고, 자체 감사를 통해 내린 직위해제 결정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곳곳에서 불신이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교육청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교육청이 과대 학교로 인한 공동학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이 강력 반발로 현안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행정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민원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우선 최대의 과대학교로 분류된 신도시 도담초와 늘봄초의 공동학구 지정문제로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다.
첫마을에서 발생했던 과밀학교 문제가 도담초에 다시 되풀이되면서 교육청에 대한 불신이 절정에 달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완성학급 24학급 규모로 개교한 도담초는 학생 유발률 예측실패로 3년 새 36개 학급이 늘면서 현재 2배 늘어난 60개 학급으로 운영되면서 포화상태를 맞았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 수용에 따라 학급수만 늘린 교육청에 대해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자는 식의 행정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구도심인 조치원중과 조치원여중 통합 재배치도 반대가 거세다.
학생들의 통학여건 개선을 위해 동부에 있는 조치원중과 조치원여중을 남녀공학으로 통합하고, 새로운 1개교를 서부지역에 재배치 계획을 세웠지만, 조치원여중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육청은 오는 25일 통합 공청회를 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해 향후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긍정적 의견을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먹구구식 행정이 극에 달한 것은 지난해 말 학교경영계획서 표절 논란으로 지역 교육계를 들썩였던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박두희 전 교장의 직위해제 처분이다.
교육청은 지난 1월 자체 감사를 통해 박 교장에게 학교경영계획서 표절 협의로 직위해제를 통보하고 중학교 교감 근무를 명했다. 하지만, 최근 교원소청위가 박 전 교장에 대한 직위해제는 잘못됐다고 결정했다. 사태를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규정을 무시한 채 행정절차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신도시 공동학구 지정 문제는 학부모들이 조금만 양보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박 전 교장에 대한) 교원소청심사위 결정문을 받은 만큼, 면밀히 검토 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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