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건강검진을 완료했으나 건강검진 프로그램과 병원 홍보내용을 담은 우편물이 도착한 것이다. 집주소로 배달된 우편물에는 ‘휴가철 건강검진 안내’라는 내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공단검진과 일반검진, 암검진, 생애전환기 검진 등을 안내하는 내용을 비롯해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실시하고 있는 기본검진과 정밀종합검진 프로그램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자신들의 검진 프로그램 외에 검진시간과 예약 전화번호, 건강관리협회를 찾는 길을 안내하는 약도 등을 광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금액 등은 명시하지 않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검진기관으로 국가기관이 아닌 수익을 내는 사설 검진센터다.
김씨는 “검진센터가 병원 홍보물을 아파트 전체에 무작위로 보내는 것이 눈살이 찌뿌려진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에 의료기관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병원 홍보 우편물을 무작위 발송하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우편물은 전단지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허용하고 있는 점을 악용해 전단지 형태가 아닌 우편물로 무작위 발송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 제56조에는 심의를 받지 않은 내용의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의료법 시행령 제 27조(심의 결과 표시)에는 심의받은 내용을 광고하려면 심의번호 등 심의받은 사실을 광고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 건강관리협회가 무작위로 보낸 우편물에는 광고라는 표시만 돼있으며 심의 사실은 기입돼 있지 않다.
홍보 전단지 등을 통해 의료광고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는 의료가 상품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이며 환자 유인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다.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무작위 전단지 등은 광고 심의대상도 될 수 없으며 환자 유인행위 등의 의료법 위반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의료법에는 1차 위반시 경고조치와 3차 위반했을 경우 업무정지 1개월까지 조치할 수 있는 행위이지만 우편물은 전단지로 보지 않기 때문에 처벌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건강관리협회는 “올해부터 우편물 홍보와 안내를 새롭게 시작했으며 우편물 수취인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생활정보홍보우편물을 통해 발송하게 된 것이다. 일종의 검진 안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도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이 불법 의료광고 전단지를 병원 주변 아파트 단지에 무작위로 살포했다가 문제가 된 바있다. 당시 이 병원은 우체국 e-그린우편을 통해 심의받지 않은 우편물을 살포했으나 복지부 해석은 우편물은 전단지가 아닌만큼 처벌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받은바 있다.
지역의 검진센터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은 무료 검진 수검자들을 대상으로 검진 안내를 하고 있으나 개인 병원들의 자신들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을 경우 수검자들은 국가검진 안내로 착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작위 우편물은 형태만 우편물이지 전단지와 다를바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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