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잠실 LG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둔 후 김성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파비오 카스티요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27)가 투수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상대팀 타선의 방망이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비록 단조로운 투구 패턴과 제구 불안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투수다.
카스티요는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7회 구원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날 팀이 7-5로 승리하면서 카스티요는 시즌 2승(1패)째를 구원승으로 따냈다.
카스티요는 부진을 거듭하던 알렉스 마에스트리를 대신해 지난달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총액 25만달러로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적은 금액으로 계약한 카스티요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데 다 두 가지 구종을 주로 던지는 투수로 알려져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
그러나 카스티요는 최고 160km의 강속구를 앞세워 4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5.00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5일 데뷔전인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30일 넥센전에서 2.2이닝 6실점으로 흔들린 카스티요는 지난 8일 삼성전에 나와 5.1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구원투수로 나와 3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직구 구속이 평균 155km대로 빨라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 슬라이더 각이 크지는 않지만, 직구가 워낙 빨라 대처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투심 비율을 높이면서 땅볼 유도에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변칙적인 투구를 선보이면서 상대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카스티요는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변칙 투구를 시작했다. 나는 강속구 투수로 알려졌다. 상대 타자들이 빠른 공에 대비하고 타석에 나온다”면서 “나도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타자들 타이밍을 뺏기 위해서 변칙 투구를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욱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서 생각한 것이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변칙 투구를 할 때 밸런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카스티요는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아있다. 바로 커브다. 카스티요는 국내무대 데뷔 후 KBO리그 공인구 적응 문제로 커브를 구사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아직 커브는 던지지 않았다. 상대한 팀들이 모두 첫 상대라 굳이 커브를 구사할 필요를 못 느꼈다”면서 “(데뷔 전 상대인) 롯데를 다시 만나면 커브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카스티요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층 안정된 투수진을 꾸리게 됐다. 또 다른 새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와 카스티요, 송은범, 윤규진, 장민재, 이태양 등으로 선발진을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지난 시즌 10승을 거둔 안영명이 복귀를 준비 중이다. 리그 최정상급 불펜진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선발진이 안정되면 후반기 대반격을 할 수 있다.
카스티요가 후반기에도 강속구를 뿌리면서 한화 투수진에 힘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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