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대상 단체는 은퇴선수 등 재능기부 가능자로 구성된 단체, 또는 동 경력을 보유한 자가 설립한 단체 등이며, 소외계층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생활체육진흥 사업을 목적사업으로 할 때 단체당 7000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결과적으로 대전에서는 지원조차 하지 못했다.
대한체육회는 몇 년 전부터 은퇴선수 지원 사업을 통해 은퇴선수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이를 통해 소외계층 생활체육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런데 대전의 체육구조는 영원히 이런 사업을 수혜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대전체육의 구조는 교육청과 시체육회에서 예산을 투입해 선수들을 양성해 놓으면 대학에 진학할 팀이 없어 타지로 가고, 대학과 시체육회의 선수지원책이 약해 타지로 가고, 대학을 나와도 실업팀이 없어 타지로 가버리기 때문에 이러한 체계가 수년간 반복돼 온 대전에는 대한체육회에 명함을 내밀고 당당히 사업을 따낼 수 있는 은퇴선수단체가 단 하나도 없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운동부 팀 감소 등 선수수급이 매우 어려운 실정임을 차치하고라도 지도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계약조건,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전국체전 포상금(금메달 30만원, 은메달 20만원, 동메달 10만원)으로는 지도자의 사기도 올리지 못할 뿐더러, 선수들에게 비전 제시도 되지 못했다. 반값등록금 등의 대학 재정위기로 점점 해체되어 가는 대학체육의 지원 확대를 이루어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전 체육은 역병에 걸린 듯이 서서히 메말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체육인의 잘못은 아닌 듯하다. 대전시에서 체육예산으로 배정되는 예산이 금액 비율만 살펴보면 시 재정상 타시도에 비해 절대 낮은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예산이 정작 전문체육이나 생활체육에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면 이것은 집어볼 문제다.
그 첫 번째가 공공체육시설 위탁관리비다. 2014년 대전시의 체육예산은 695억1300만원인데 이중 194억8900만원이 공공체육시설위탁관리비로 사용되고 있다. 무려 전체 체육예산의 28%나 된다. 생활체육(53억6700만원)과 전문체육(147억7200만원) 예산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이다.
이것이 왜 이상하다고 얘기하냐 하면, 대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훨씬 체육시설이 많은 서울시는 체육예산(1848억3000만원)의 6%(116억8400만원)만을 공공체육시설 위탁관리비로 사용하고 있고, 경기도는 체육예산(810억6800만원)의 2.6%(21억3400만원)만을 위탁관리비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2.3%), 대구(8.3%), 광주(1.2%), 강원(1.5%), 충북(0.3%), 전북(1.6%), 전남(1.0%)이 모두 낮은 한자리수 였는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경북ㆍ경남ㆍ제주ㆍ충남은 0원이라는 사실이었다. 단지, 아시안게임으로 쪽박을 찬 인천(37.1%)과 시세가 열악한 울산(35.8%)이 대전을 앞질렀다.
두 번째는 대전시티즌에 지원되는 예산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순수 시 예산으로 1년에 수십억원이 들어가고, 이를 합산하면 약 2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사용되고 있는데, 문제는 이것이 결과적으로 대전체육 예산 전체를 쪼들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경북, 경남, 제주, 충남이 0원을 사용하고 있는 공공체육시설 위탁관리비를 대전은 왜 194억8900만원이나 사용해야 될까?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이 모두 좋은 환경과 조건을 찾아 우리고장 대전을 떠나고 있다. 대전시민에게 금메달의 승전보를 울려줄 선수 양성에 보다 큰 투자가 필요하다. 대전은 대전체육을 지켜낼 세계적인 은퇴선수들이 메말라버렸다.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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