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소비자는 중고차 가격 하락에 한숨만
아우디와 폭스바겐 주력 차종이 검찰 조사에서 배출가스와 소음 조작으로 판명되자 대전지역 중고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해당 브랜드는 이달 말 판매정지 처분 예정으로 딜러들은 시세 하락에 걱정이 깊다.
13일 환경부와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검찰 조사 결과 국내에서 시판 중인 폭스바겐과 아우디, 벤틀리 등 3개 브랜드 32개 차종 79개 모델이 인증취소와 판매정지 대상이다.
검찰 조사에서 배출가스와 소음 조작으로 판명돼 이달 중 판매정지 처분을 받게 될 차종은 폭스바겐 인기 모델인 티구안과 골프, 아우디 A6 등이다.
통상 딜러들은 소비자에게서 차량을 사들여 외관과 내관을 손보고 판매하는 데 이 사이에서 생기는 차익이 줄어들 예정이어서 한숨이 깊다. 시세가 하락할수록 딜러들이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월평중고차매매단지 딜러 윤모(56)씨는 “아직까진 중고차 가격이 내려가거나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문의하는 이들이 대폭 줄어든 상태”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수록 딜러들의 마진도 덩달아 하락하기 때문에 이번 배기가스와 소음조작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판매정지가 예정된 차량을 보유한 딜러들은 차량 매매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이달 말 판매정지 처분이 확정되면 차량 잔존가치가 떨어질 게 불 보듯 뻔해서다.
지역 중고차매매단지의 한 관계자는 “골프나 A6 등 인기차종은 가격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차량인데, 이번 사태 때문에 찾는 이들이 줄어 임자만 나타난다면 바로 매각하고 싶다”며 “해당 모델은 보유하고 있는 인근 상사들도 중고차 가격 하락이 되기 전에 판매하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존 소비자들도 잔존가치 하락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차량을 팔고 싶어도 중고차 상사에서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매입을 거절하는 딜러마저 생겨서다.
폭스바겐 제타를 소유한 김모(31·대전 서구 월평동)씨는 “이전에 디젤 게이트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 연비조작까지 폭스바겐을 타면서 죄짓는 기분”이라며 “팔고 싶지만, 선뜻 구매한다는 이도 없고, 있어도 너무 낮은 가격을 부른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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