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란 아이들 눈에는 다문화 구분 없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넓은 세계 큰 사람 될 것”
▲ 세계 각국 옷을 입고 장난스런 표정을 짓는 예산 구만초등학교 아이들./구만초 제공. |
구만초 교무실 칠판엔 남ㆍ여 학생 수만 적혀 있다.
3년 째 충남교육청의 다문화 중점학교이며, 다문화 유치원도 운영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다문화 학생을 굳이 따로 파악하지 않는다. 아이들도 모두 ‘우리 동네 내 친구’다.
이게 이 학교 다문화 교육의 성공 비결이다. 다문화 같지 않은 하나 된 교육.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마을사람들은 하나의 공동체일 뿐이다.
그래도 정확한 취재를 위한 기자의 요청에 한 교사가 현황 파악을 해보니 12일 현재 이 학교 학생 수는 48명, 이 중 다문화 학생은 10명이다. 학년별로는 1∼3학년 각 1명씩, 4학년은 5명, 5학년은 2명이 다문화 가정 자녀다.
함께 생활하는 병설유치원 학생은 12명, 이 중 다문화 학생은 무려 7명이다.
이 학교 가장 중심격인 4학년의 영어 수업 시간. 학생들은 원형으로 책상을 모아 마주보며 교사와 영어로 대화한다. 마치 놀이를 하듯 시끌벅적한 수업이 진행되는데 중요한 것은 학생 간 다문화 구분이 없이 부둥켜안고 서로 웃고 있다는 것이다.
체육시간 역시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함께 넘어지고 일으켜 세우며 하나가 된다.
취재를 빌미로 ‘다문화’, 이런 단어에 대한 질문을 학생들에게는 하지 않았다. 가만히 한참을 지켜만 봤다.
3학년 지훈이도, 은비도, 6학년 은혜도 그저 구만리 한 동네 소꿉친구들일 뿐이다. 걱정되는 것은 이 아이들이 중ㆍ고등학교를 지나 한국 성인 사회에 나가도 이런 차이 없는 문화가 지켜질까 하는 것 뿐.
이날 인상 깊었던 것은 머리색이 다른 학생 빼고는 한 교사가 아이들이 다문화 학생인지 아닌지 구분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차별과 차이 없는 학교생활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경순 교장은 “구만초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을 지니고 더 넓은 세계를 품을 수 있는 큰 사람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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