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배 이상 달하는 납 성분 든 학교도 있어
송옥주 의원 ‘정기검사·안전진단 이뤄졌어야’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학생들이 뛰어노는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에서 오랜 시간 노출되면 인지기능과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중금속이 과다 검출됐기 때문.
문제는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 자랑으로 여겨졌던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인 납(Pb) 성분이 기준치를 1000%이상 넘는 곳이 한 두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전수조사에서 드러났다는 점이다.
11일 본보가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비례대표)실에 의뢰해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내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학교(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388곳 중 기준치인 90㎎/㎏를 초과한 학교는 무려 253곳에 달했다.
10개교 가운데 7곳은 기준치를 초과한 납 성분이 들어있는 우레탄 트랙이 깔려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전 105개교 중에 64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중구의 A초등학교에서는 최고치인 3283㎎/㎏를 기록, 기준치의 3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의 B중학교에서는 납만 아니라 카드뮴(Cd)도 106㎎/㎏를 기록하며 기준치의 2배 이상 초과했다. 이 가운데 시교육청의 지난 2012년 이후 만들어진 우레탄 트랙이 안전하다던 발표와 달리 서구의 C고등학교는 2014년 7월에 설치됐음에도 기준치의 3배 이상의 납 성분이 표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학교의 경우, 지난 2005년에 설치한 우레탄 트렉에서도 기준치의 16배 이상의 양이 검출돼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세종지역 26개교 중에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는 12곳으로 파악됐다.
세종시의 경우는 2012년 이후에 만들어진 트랙이 설치된 학교 7곳이나 기준치를 넘었으며, 심지어 지난해 설치된 A 중학교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충남은 우레탄 트랙이 깔린 158개교 중 99개에서 중금속 기준치를 초과한 결과가 검출됐다. 천안이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논산·계룡이 11곳, 아산 10곳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충북은 총 99개 학교에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가운데 78곳에서 중금속 기준치를 초과했다. 특히, 충주의 D 고등학교에서는 무려 4210㎎/㎏의 납성분이 검출됐다.
송 의원은 “강화된 KS기준을 충족해 안전하다고 믿었던 우레탄 제품에서도 중금속이 나오는 것은 충격”이라며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다름 아닌 학교 안에서 발생했고, 중금속 범벅인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뛰어놀게 방치한 책임을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정기검사, 안전진단을 하려는 의지만 있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강우성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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