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의회 제38회 시의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모습. 세종시의회 제공. |
원구성 착수 2주 만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완료
후반기 의회 개원부터 감투싸움으로 삐걱이던 세종시의회가 진통 끝에 상처만 남긴 채 원구성을 마무리했다.
무분별한 예산삭감과 거짓 현장방문에 이어 볼썽사나운 자리싸움이 이어지면서 ‘연기군의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혹평까지 나올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원구성은 완료했지만, 의장 선출 등의 과정에서 당내 의원 간 배신(?)이 거듭된 터라 후반기 의정활동이 원만하게 진행될지도 주목된다.
▲원구성 우여곡절 끝에 완료=시의회는 11일 원구성 착수 2주여만에 원구성을 끝냈다. 이날 시의회는 의원 전원이 참여한 투표에서 운영위원장에 새누리당 김선무, 교육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이태환 의원을 선출했다. 앞서, 두 상임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파행에 파행을 거듭해왔다.
지난 1일에는 행정복지위원장에 새누리 김복렬, 산업건설위원장에 더민주 안찬영 의원을 선출했고,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에는 더민주 고준일 의원이 의장에, 새누리 이경대 의원이 제1부의장, 더민주 김원식 의원을 제2부의장으로 뽑았다.
고 의원은 의장 투표에서 재적의원 15명 중 9표를 얻어 당내 경쟁자인 박영송 의원(5표)과 서금택 의원(1표)을 제치고 선출됐다. 고 의원은 새누리에서 6표, 무소속 1표, 더민주에서 2표를 얻어 자당 소속 의원들의 지지가 아니라 새누리 의원들 덕에 의장이 되면서 갈등의 원인이 됐다.
▲상처만 남긴 원구성 갈등=원구성 과정에서 양당은 서로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서로 합의한 약속을 깨면서 신뢰가 무너졌다. 때문에 원구성은 열흘이 넘도록 진척은 없었고,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통해 네 탓 내 탓 공방을 벌였다.
이경대 새누리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충열, 김선무, 장승업, 김복렬 의원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더민주 의원들이 당초 합의를 깼다. 사과 없이는 원구성 정상화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더민주 박영송 원내대표와 윤형권. 정준이, 안찬영, 서금택, 이태환 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고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보다 못한 세종참여연대는 지난 4일 시의원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양당의 원구성 정상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후유증 여전=파행이 거듭되면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무분별한 예산삭감을 시작으로 의회의 위상이 떨어질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화합된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이 또한 원구성 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며 기회를 놓쳤다.
뒤늦게 화합된 모습을 보이려 운영위원장과 교육위원장 선출에서 만장일치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쉽지 않아보인다.
의장 선거 후 더민주 소속 한 의원이 “오늘 YS와 노태우, 김종필 등의 ‘3당 합당’ 사태와 유사한 사건을 몸소 겪었습니다. 동료들을 버리고 ‘달콤한 사탕’을 차지하기 위한 ‘적과의 동침’에 성공... 행복하실까요?”라는 글을 남기는 등 만만치않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이태환 교육위원장은 “상처를 준 만큼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본연의 업무가 중요한 것 같다”며 “집행부 견제와 감시 등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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