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결여 지적, 지역 정치권 비판 이어가
대전시민을 비하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이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에게 사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유권자인 동구민을 비롯한 대전시민을 헐뜯은 것임에도 이 의원 개인에게 한 사과로 그쳤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이장우 의원실과 국회 관계자들에게 따르면 이 의원과 김동철 의원은 비하 발언이 일어난 지난 5일 오후 6시께 국회내 의원목욕탕에서 만났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속기록을 본 뒤 다른 의원의 발언을 이 의원으로 착각했었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정부의 편중 인사를 지적할 수 밖에 없었던 점도 이해해달라는 입장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권을 포함한 대전지역 사회는 김 의원의 이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시의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8일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동철 의원의 발언은) 사회 통념상 있을 수 없는 반이성적 행동”이라며 “무엇을 근거로 대전시민을 모욕했는지 확실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 “김 의원은 지난해 서울-광주 간 KTX 열차 개통 시 서대전역 정차를 막은 장본인 중 한 사람으로, 대전시민을 겨냥한 김 의원의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노골적으로 대전시민을 무시하고 유권자 권리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대전시민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진정어린 사죄를 기다리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대전시민에 대한 김 의원의 공개적 사과도 촉구했다.
이장우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동구에서는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사과하도록 조속히 국회에서 항의방문 시위를 벌일 것과 대전시민의 분노를 알리는 규탄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이 자신에 대한 사과를 수용하면서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김 의원을 제소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됐다.
이 의원은 대전시민들에게 공개사과하지 않을 경우, 제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이 의원실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김동철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 중에 자신에게 항의하는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을 향해 “어떻게 대전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뽑아놨나”라며 “이렇게 저질 국회의원과 같이 국회의원을 한다는 게 창피해 죽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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