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성과홍보실장 |
2년 후면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미국 방송사의 앵커는 미국 스튜디오에서 스마트 월(Smart Wall)을 통해 평창 올림픽서 금메달을 딴 자국 선수 얼굴을 어루만지며 인터뷰를 한다. 일종의 촉각(Tactile) 인터넷이다. 이런 세 가지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어지기 위해선 필수가 “저지연 이동통신기술”이다. 국내 연구진이 지난 6월말 시연에 성공했다.
5G(세대) 이동통신은 우리 생활과 멀리 떨어진 얘기는 아니다. 이미 수십 Gbps급으로 유선통신이 되는가 하면, 무선으로도 Gbps급에 가까운 서비스가 이동통신사를 통해 서비스 중이다. 기가 와이파이 홈 서비스 가입자만 1백만명이 넘었다. 과연 기가급 통신이 개화될 5세대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위에서 말한 것처럼 5G에서는 빠른 전송속도, 초 다수의 장치 연결, 낮은 전송 지연이 필수다. 자동차 추돌사고가 일어났을 때 빠르게 수 km전방의 상황을 통신의 지연이 없이 내 자동차에 빠르게 알려 수 초내 자동으로 차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은 어떠한가? 원격으로 통신을 통해 로봇수술은 단 한 치의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된다. 환자상태를 나타내 주는 MRI 영상이 단 몇 초만 늦게 전송된다든가, 의료 데이터, 영상기록이 제때 제공되지 못한다면 자칫 통신의 차이로 인해 다른 부위의 수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에서 예를 든 사례들은 통신지연이 전혀 없어야 가능한 서비스 들이다. 촉각 인터넷은 시·청각 이외의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마치 상대방 사람이 머리를 긁게 되면 나도 특별한 기기 등을 착용하면 이를 느낄 수 있는 기술이다. 과연 이런 기술들이 실제 상황에서 일어나게 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바로 '통신 서비스 지연시간 단축'이 관건이다.
이번 소개하는 기술은 현재 우리가 사용중인 4G LTE-A 이동통신에서 0.02초(20msㆍ밀리초) 이상 걸리던 서비스 지연을 0.002초(2ms)인 10분의 1로 줄이는 기술이다. 5G 이동통신의 핵심기술이다. 인간이 시·청각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는 속도가 대략 50ms임을 감안하면 본 서비스 지연기술로 비교하자면 최대 25배 빠른 셈이다.
이동통신망에서 '서비스 지연'이란 의미는 스마트폰에서 통신을 위해 보낸 데이터가 기지국과 서버를 거쳐 다시 스마트폰까지 되돌아 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5G시대에는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기기가 신속하게 동작되어야 하므로 통신의 반응속도 또한 굉장히 빨라야 한다. 초저지연(超低遲延) 시대로 가야하는 이유다.
ETRI 연구진은 역진자 장치를 활용한 시험과 모바일 로봇을 통해, 2ms 내외의 서비스 지연을 갖는 5G 저지연 이동통신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5G에서는 보다 고신뢰·저지연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한다. 이로써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촉각 민감도 수준(1ms)의 지연 시간이 요구되는 촉각 인터넷 서비스도 향후엔 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미지의 서비스 도래가 5G시대를 더 기대되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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