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중 산성도서관 사서 |
저자는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읽고 쓸 것인가, 생각이란 무엇인가, 지식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글과 마음과 삶의 상관관계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 책은 글을 통해 지식과 문화를 결합시키려는 노력이 국내외 정상급 저자들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 결과물이다.
▲ 궁극의 인문학 /전병근, 메디치미디어, 2015 |
이 책은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아홉 명의 사상가들의 문답집으로, 이들 아홉 갈래의 이야기는 각기 출발점을 달리하면서도 여러 굽이에서 서로 만나고 교차한다. 고전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인공지능과 트랜스휴머니즘과 이어지고, 자본주의의 빅히스토리에서 불평등의 문제를 읽어내다가 다시 삶의 궁극적 의미와 같은 고도의 철학적 질문에 이른다. 그리하여 그물망처럼 얽히고설켜 펼쳐지는 9인의 이야기를 통해 질주하는 21세기에 왜 인문학이 갈수록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고전학자 이태수는 인문학이란 본래 근원을 캐려 드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 하게 돼 있다고 말하고, 서양사학자 주경철은 역사 경험을 들여다보면, 인간이란 어떤 존재고 사회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세상의 큰 그림을 이해하고 역사의 심층적 메커니즘을 풀어 보이는 데 온 노력을 기울이고, 뇌과학자 김대식은 인간이 왜 필요한지, 삶이 왜 의미가 있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자본주의의 가장 심층부의 핵심 쟁점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인지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를 인간의 깊은 심성에서부터 파악하는 데 주목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오늘날 지식의 본질과 형성 과정을 근원적으로 달리 바라보게 해주고, 빅데이터 분석가로 출발한 송길영은 빅데이터에서 사회 변화의 큰 흐름을 짚어낸다. 한문학자 정민은 한문 고전 해석을 통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심원한 작업에서 고전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삶을 반추하는 기회를 준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깊은 지식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지적 성장을 위한 좋은 인생의 나침반으로 부족함이 없다. 또한 인생과 세상에 대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미래의 삶을 개척하려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며, 나아가 한 번 더 생각하고 캐묻는 사람들에게는 인문학적 사색으로의 초대이자 권유가 될 것이다.
질문은 개인과 그리고 우리가 속한 조직과 사회가 성장하는 원동력이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에 녹아있는 본래의 정신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는 방법으로 묻고 답하는 형식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렇게 갖가지 질문을 통해서 얻어진 소중한 앎이야말로 우리들의 삶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9명과 깊이 있는 진솔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지혜와 통찰의 섬에 가닿을 수 있고, 지식을 쌓아 궁극의 인문학으로 나가기 위한 자양분을 축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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