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가격 인하에 대한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4~5월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EU FTA 소비자 후생 효과 체감도를 판매가격 인하, 선택의 폭 확대, 구매기회 확대, 정서적 만족도로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4.12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선택의 폭 확대 4.44점, 구매기회 확대 4.30점, 정서적 만족도 4.26점으로 다소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가격 인하 체감도는 3.49점으로 낮았다. 제품별로는 맥주(4.43점), 포도주(4.23점) 자동차(4.22점), 초콜릿·과자류(4.13점), 치즈(4.12점)가 높았고, 주방용품(3.95점), 소형가전(3.99점), 화장품(3.99점)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소비자후생 효과 체감도가 낮은 품목들은 가격 인하 효과 체감도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후생 효과가 가장 높은 맥주(4.43점)는 가격 인하 효과 체감도가 3.93점인데 반해 낮게 조사된 주방용품(3.95점)은 가격 인하 효과 체감이 3.03점으로 다소 뒤처졌다.
소비자들은 EU산 제품에 대한 품질을 높게 평가했다. EU, 미국, 한국, 중국산 제품의 가격과 품질, 디자인, 브랜드명성, 안전성, 원산지표시 등을 상대 평가한 결과(한국산 제품의 수준을 100으로 가정) EU산 제품의 전체 평균은 120으로 높았다. 이어 미국은 109, 중국은 71 순이었다.
소비자의 89.3%가 FTA 성공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 정책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은 한·EU FTA 발표 후 관세인하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를 실제 국내 소비재 시장에서 체감하려면 국내 유통구조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수입소비재 유통구조 개선과 수입소비재 가격 모니터링·분석시스템 개발 등 FTA 소비자 후생 제고방안을 관계 당국에 건의할 계획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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